◎기아사태 밀려 ‘관심밖’ 줄도산 위기… 삼미·우성도 고군분투한보철강 협력업체들이 부도 7개월을 맞아 극심한 자금난속에 대부분 금융기관들로부터 황색 및 적색업체로 분류되고 공사도 제대로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의 확실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는 한 금명간 3,000개에 가까운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같은 사정은 부도 4개월이 넘는 삼미특수강이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우성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와 채권은행단이 부실기업처리방침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사이 애꿎은 협력업체들만 피말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보철강이 발행한 어음을 비롯, 채권을 갖고있는 한보협력업체들은 줄잡아 2,700여개. 이들 업체들은 『하루하루를 버티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한보철강 부도어음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전 협력업체의 80%이상이 은행으로부터 황색 또는 적색업체로 낙인찍혀 있는 상태다.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니 은행들이 불량거래자로 분류해 추가 금융협조에 대해 말도 못꺼내는 상황이다.
한보 협력업체들은 특히 「한보에 물리는 바람에 곧 부도날 것 같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다른 업체들이 발주하는 공사도 제대로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물건 납품업체들은 한보에 팔지못한 자재의 재고부담에다 자금난이 가중돼 파산직전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 업체들은 정부의 잇단 「적극적인 지원약속」만 믿고 친인척의 부동산담보와 현금지원으로 견디고 있어 『친인척까지 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하소연이다.
협력업체 채권단 관계자들은 『한 나라의 장관들이 공개적으로 지원을 약속해 놓고 사람이 바뀌니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채권단을 팽개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진성어음과 미수채권을 해결하고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연명서를 돌리고 있다. 이들 협력업체의 채권액은 모두 4,300억원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더우기 한보철강도 부도이후 7월말까지 모두 900억원의 적자를 내 채권단의 추가수혈이나 조속한 처리방침이 정해지지 않으면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몰렸다. 한보철강은 지난 상반기동안 2,992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원가는 3,533억원에 달해 541억원의 적자를 냈고 7월 한달의 적자액도 75억원 가량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3월19일 부도가 발생한 삼미특수강은 현재 650여명의 구사대원들이 처절한 「회사 살리기 운동」을 펴나가고 있다. 지난 3, 4월 전 임직원이 임금을 반납해 원자재를 구입한 뒤 공장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5월부터는 임금 10% 반납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70%가량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삼미 협력업체들도 납품대금 회수보다는 우선 회사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는 중이다.
우성도 비업무용 부동산매각과 불요불급한 자산의 매각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중인데 협력업체들과의 여전한 관계강화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관계자들은 그러나 『법정관리기업의 자구에는 엄연한 한계가 있어 정부의 분명한 원칙아래 채권은행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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