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대회 강론400년전 유럽전역을 피로 물들였던 종교전쟁 당시 구교측이 신교를 탄압한 역사적 과오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공개적으로 인정,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교황은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160여개국의 청소년 60여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제12회 세계 가톨릭청소년대회의 야간 미사에서 4세기전 프랑스에서 일어난 성 바르톨로뮤 축일의 대학살사건에 로마 가톨릭교회가 개입됐음을 인정했다.
성 바르톨로뮤 축일 사건이란 1572년 8월24일 구교도측 권력자들이 파리에서 신교 위그노파 신자 수천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 이를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100여년에 걸친 구교도와 신교도간의 피비린내 나는 종교전쟁이 벌어졌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성 바르톨로뮤 축일을 하루 앞둔 이날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당시의 불행한 학살을 잊을 수 없다』며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믿음이 굳세지도록 하는 정직하고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서만이 기독교도들의 완전한 화해를 보장할 것』이라며 『다른 종교를 믿는다는 것이 대립과 긴장의 요건이 될 수 없다』고 구교와 신교의 대화합과 상호관용을 촉구했다.
한편 교황은 이번 대회 기간인 22일 70년대 프랑스에서 낙태반대운동을 주도했던 학자 제롬 레전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에 대해 리오넬 조스팽 총리와 사회당측은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낙태반대 운동자들을 자극하는 행동이라며 유감성명을 발표하는 등 거센 반발을 보였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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