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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관리로 불황 이기자/기업들 저성장시대 새 마케팅기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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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관리로 불황 이기자/기업들 저성장시대 새 마케팅기법 모색

입력
1997.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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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LG마크 몰래쓰는 업소 상호·제품 늘자 이미지 떨어질라 경고·실태파악 나서/대우그룹­해외판매 가전품 ‘고급 이미지’ 겨냥 중고가·저가 값따라 서로다른 상표로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옛날처럼 판매가 쑥쑥 늘지 않는다. 시장을 개척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적자 나지 않는게 다행이다.

국내 기업이 전혀 새로운 경영 상황을 맞고 있다. 시장의 우열 다툼이나 판매 도약은 그만두고 목표량을 방어하기 위해서 피나는 싸움을 벌여야 하는 「저성장」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불황까지 겹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뭘까. 무엇보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새롭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구석구석 파고 드는 것이 중요하다.

LG그룹은 최근 각 계열사에 공문을 보내 95년에 LG가 만든 영문자 「LG」마크와 윙크하는 얼굴 그림을 함부로 가져다 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철저한 브랜드 관리를 당부했다. 협력업체나 대리점이 상호나 제품명에 LG마크를 넣어 지역정보지에 광고하거나 중소 건설업체들이 LG건설이 공사만 해준 아파트 이름에 LG를 넣는 경우, 동남아나 중국에서 싸구려 전자제품이나 반도체에 LG마크가 들어가는 경우 등이 브랜드 도용사례로 지적됐다.

LG그룹은 또 최근 일본 폭력만화를 번역 판매하는 「LG 코믹스」라는 출판사를 확인해 이름을 쓰는 경위를 파악 중이며 「LG복덕방」 「LG룸살롱」 「LG장의사」 등 LG마크를 함부로 사용하는 업소에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그룹은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고급형 25인치 이상 TV, 입체냉장고 등 중고가 제품은 「DAEWOO」브랜드로 판매하고, 저가 제품은 이름을 바꿔 팔아 대우가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서 저가 대우전자 제품은 모두 「다쿠스(DACUS)」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남미에서 대우 TV는 「데이트론(DAYTRON)」으로, 냉장고는 그리스에서 「로열(ROYAL)」, 중동에서 「다이너스티(DYNASTY)」로 판매되고 있다. 또 대우 전자레인지가 북미에서는 「포틀랜드(PORTLAND)」로, 유럽에서는 「마이크로로진(MICROLOGIN)」으로 판매된다.

이같은 브랜드 전략이 새롭기는 하지만 선진국 기업의 브랜드 관리와 비교하면 아직은 크게 뒤떨어진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의 장후석 연구원은 『불황기의 브랜드 관리는 ▲기업명을 강조하는 광고 ▲사건과 연계해 대중매체를 효율적으로 이용한 PR광고 ▲소비자 정보를 이용한 타깃광고 등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적극적인 광고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가격내리기 등 단기전략보다 브랜드 가치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저상장 시대에는 마케팅의 중요성도 커진다.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따라 여러 제품을 만들어 내는 「마춤 마케팅」, 손님 개개인의 정보를 바탕으로 일대일 판매전략을 펼치는 「원투원 마케팅」 등은 외국 기업이 성공적으로 이용했고, 국내 기업들도 도입 단계에 있는 기법들이다.

LG 경제연구원 경영컨설팅센터 최종학 실장은 이외에도 『지역특정에 맞게 밀착영업을 강조하는 「마이크로 마케팅」, 연구개발 투자보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신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마케팅」, 과거의 잘못된 마케팅 전략을 바꿔 제품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리마케팅」 등 새로운 마케팅 수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실장은 『저상장 시대에는 얼마나 과학적이고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구사하느냐가 기업 성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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