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과 함께 교수·학생들까지 개입태세우리 대학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이사장과 총장간의 대립으로 덕성여대 학사운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태는 대학을 이끄는 두 핵심축인 이사장과 총장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대학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양측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교수들까지 편이 갈린데 이어 2학기 개강과 함께 학생들까지 개입할 태세여서 학내분규는 걷잡을 수 없이 비화할 조짐이다.
사태의 발단은 교육부가 6월 한상권 교수의 재임용탈락과 관련한 특별감사에서 박원국 이사장의 학사행정 간섭사실을 적발, 7월에 시정지시를 내리면서 비롯됐다. 박이사장과 김용래 총장은 시정지시 이행과정에서 그간의 앙금이 노출돼 합의안을 마련치 못했고 결국 박이사장 단독으로 보고서를 제출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의 핵심은 이사장의 인사권한 규정. 박이사장은 그동안 인사문제에 전횡을 행사해 오다 교육부의 시정지시를 받자 「대학의 모든 보직은 총장 제청으로 이사장이 임면한다」고 규정한 정관시행세칙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김총장은 정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보직과 사무직원에 대한 임면권은 총장에 위임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또 대부분의 대학은 총장이 당연직 이사로 임명되는데 총장이 배제된 것은 이사장의 횡포라며 총장의 재단이사회 배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대립이 심각해지자 교육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교육부는 박이사장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할 계획이었지만 박이사장이 시정이행 보고서를 제출한데다 별다른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일단 양자간의 중재에 힘쓴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감정대립으로까지 번진 상태여서 덕성여대 사태는 당분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할 전망이다.<이충재 기자>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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