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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누적 멕시코·태와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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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누적 멕시코·태와 ‘닮은꼴’

입력
1997.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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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가치 하락→채무변제능력 상실 우려/당국 “경제기초 탄탄 위기 아니다” 자신감최근 대기업의 연쇄부도와 이에 따른 금융기관 부실화 및 대외신인도 하락 등의 여파로 외환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외환위기란 ▲경상수지 적자확대 ▲외환보유고 감소 등으로 화폐가치가 하락, 대외채무변제능력이 없어지는 상황. 정부당국은 『경제기초가 탄탄하기 때문에 멕시코와 태국에서 발생한 외환위기가 우리에게 닥칠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자본시장 개방과정에 있는 우리나라는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며, 대응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멕시코와 태국 필리핀 등의 외환위기실상을 알아보고 한국의 현상황과 비교해 보자.

▷멕시코◁

90년대 경상수지적자 누적으로 페소화 절하 압력을 받아온 멕시코는 94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 도입이후 대규모 자본유출사태를 맞았다. 1주일동안 100억달러의 외국자본이 국외로 빠져나간데 이어 이후 6개월간 페소화의 가치는 75%이상 떨어졌다. 이게 바로 멕시코 외환위기다.

멕시코경제는 저축률이 낮은데다 늘어나는 경상수지 적자로 해외자본을 대거 유치할 수 밖에 없었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따라 자본시장을 전면개방하고 페소화 고평가 정책을 유지했다. 이로인해 급속히 늘어난 경상수지적자를 외국자본으로 보전하기위해 인위적인 고금리정책을 폈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금보다는 단기 투기자금이 주로 유입돼 외부충격이 있을 경우 자본이 한꺼번에 유출될 소지가 잠재돼 있었다. 94년말 당시 외채는 1,426억달러. 결국 대통령후보 피살 등 정치·사회적 불안정으로 국제수지가 악화하자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투자자들이 자본을 회수했고 내국인들의 달러화 수요도 급증, 페소화 폭락으로 이어졌다.

▷태국과 필리핀◁

이들은 경상수지적자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7.7%와 10.5%에 달하는 만성적자국이다. 주요 수출품인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 산업의 수출이 중국 등 저임국가의 영향 등으로 크게 감소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경기침체가 지속됐다.

이들은 멕시코처럼 외채부담을 줄이고 외국투자자본을 유치하기위해 자본자유화조치와 함께 화폐가치를 높게 유지하는 정책을 썼다.

태국의 경우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는데도 고정환율제도에 가까운 복수바스켓제도를 통해 수년간 달러당 25바트수준을 유지했다. 태국정부는 3월부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면서 바트화의 평가절하 움직임이 일자 외환보유고 방출로 버티었다.

투기성 헤지펀드들이 대규모 투매를 시작했고, 급기야 7월 환율제도를 변동환율제도로 바꾸었다. 태국 바트화는 20일 현재 작년말에 비해 20.7%, 필리핀 페소화는 12.4% 각각 하락했다. 특히 바트화의 경우 7월이후 50일간 24.3%가 떨어졌다.

▷한국과 유사점 및 차이점◁

외환위기를 겪은 멕시코와 태국 등의 공통점은 ▲경상수지적자가 누적되고 ▲금융기관 부실에 따른 신용도가 추락한 가운데 ▲무리한 자국통화 고평가 정책을 썼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는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지만 경제가 건실하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재정경제원의 김석동 외화자금과장은 『경상수지적자가 지난해 237억달러로 급증했으나 올 상반기중에는 102억달러에 그치는 등 개선추세에 있고 자본시장 개방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핫머니 성격의 자본유입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1,047억달러에 달한 외채와 관련, 대외자산을 차감한 순외채는 347억달러로 경제규모상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김과장은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또 해외자본유입액에서 유출액을 뺀 자본수지가 올해 20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외환보유고도 최저 360억달러에서 최고 3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외환수급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연쇄부도와 금융기관 부실로 국제적 신인도가 추락하는데다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아직은 부담스러우며 외환보유고도 넉넉한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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