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해훼리호 참사 벌써 잊었나/“위험” 싣고가는 섬 뱃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해훼리호 참사 벌써 잊었나/“위험” 싣고가는 섬 뱃길

입력
1997.08.24 00:00
0 0

◎선주 수입집착 악천후 출항 강행/해경도 겉핥기단속 회항소동도/행락철 정원위반 등 비일비재섬으로 가는 뱃길이 위험하다.

울릉도 백령도 등 도서지역에 운항하는 여객선들이 악천후에도 출항을 강행하는 사례가 많아 행락철의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어떻게든 출항시켜 수입만 올리겠다는 선주들의 욕심과 입출항허가를 전담하는 해양경찰청의 무신경이 합쳐져 여객선마다 위험을 가득싣고 운항하고 있는 것이다. 4년전 시계가 나쁜데도 정원을 초과해 운항하다 침몰, 2백9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훼리호 사고도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 것이다.

6월12일 하오 2시께 인천―백령도 항로의 시계는 1백m이하로 선박운항에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천해양경찰서는 시계 1㎞ 미만이면 출항을 통제토록 한 여객선안전관리지침을 무시, (주)세모의 페가서스호 등 여객선 3척을 백령도와 인천항에서 각각 출항토록 허가했다. 결국 이들 여객선은 모두 출항한지 몇분만에 회항했다.

또 지난달 26, 27일 태풍 「로지」의 영향으로 남해에 파랑주의보가 내려졌을 때 통영해양경찰서는 매물도행 여객선의 운항을 두차례나 허가했다. 해경측은 『경비정이 항로를 정찰한 결과 출항해도 무난하다고 판단, 운항을 허가했다』고 해명했으나 전문가들은 『파랑주의보 등의 기상특보 발령시 전선박의 출항을 금지한 지침을 어긴데다 경비정 한척을 보내 기상을 판단한것은 너무 안일한 태도』라고 말했다.

지난 4일에도 승객 8백15명을 태운 (주)대아고속해운 소속 썬플라워호가 포항기상청으로부터 『파고 3∼4m로 일반선박의 운항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도 울릉도로 출항을 강행했다가 풍랑을 만나 회항했다. 당시 승객들은 2시간여동안이나 배안에서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행락철이면 여객선의 정원위반과 과적 등과 안전점검 불량 등 법규위반 행위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16일 승객 2백77명을 태우고 포항을 출발한 썬플라워호는 울릉도 입항 10분전 배밑바닥 철판 일부가 떨어져나가 승객들이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이 배는 자력으로 운항이 불가능해 통영까지 예인된 뒤 현재 안전점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원위반 등이 적발되면 벌금 3백만원을 물게 돼 있으나 지금까지 실제로 벌금을 문 경우는 없었다』며 『선주들은 수입올리기에만 급급하고 감독기관인 해양경찰청은 팔짱만 끼고 있어 배타기가 겁난다』고 말했다.<이동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