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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기아 동시 자금난/자동차수출 큰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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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기아 동시 자금난/자동차수출 큰 타격 우려

입력
1997.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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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수출 해태상사가 맡아와자동차수출에서 콤비를 이뤄온 기아와 해태가 동시에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이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대한 자동차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그룹은 중동과 브라질 지역에 대한 수출을 해태상사에 전적으로 맡기고 대신 해태상사는 기아자동차의 해외영업망이 취약한 지역의 판매루트개척과 현지금융조달을 맡아왔다. 그런데 기아사태에 이어 해태그룹의 자금사정이 악화하면서 두 그룹이 공조해 구축한 수출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계 및 재계에 따르면 해태상사는 이란과, 브라질에 대한 연간 3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전담하고 있다. 해태상사는 특히 80년대 이란―이라크전 기간에도 철수하지 않고 남아 이란정부와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구축, 이란정부관리들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해태를 통하라」는 말을 할 정도가 됐었다. 기아자동차는 해태상사를 통해 이란에 프라이드 승용차를 수출, 판매량을 늘려왔고 이달 중순 아시아자동차 버스공장을 준공한 브라질 역시 해태―기아 콤비플레이의 합작품이었다.

해태상사는 기아로부터 자동차를 구입, 이를 선적하고 선적서류(BL)와 해외 현지은행에서 개설한 신용장을 담보로 국내은행에서 돈을 빌린다. 해외구매자는 지급조건에 따라 자동차수출대금을 즉시, 또는 일정기간 이후에 국내은행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해태상사는 기아자동차 독점수출을 통해 수입을 올려왔고 기아자동차는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해태상사를 통해 즉시 수출대금을 회수, 자금사정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기아자동차의 부품조달능력을 이유로 일부 수입상들이 1년 외상으로 수출한 2,400만달러규모의 대금지급을 미루면서 해태상사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졌다. 일부 국내은행들도 기아자동차 수출분에 대한 신규 신용장 대출을 꺼리면서 해태상사의 자금압박이 가중됐다. 여기에 지난 5월 유포된 해태그룹 부도유예협약적용 루머이후 2금융권이 3개월간 4,000억원 가까운 돈을 그룹에서 회수해가면서 자금난이 가중돼 기아자동차의 중요한 수출루트가 위협받게 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수출과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 금융권이 여신회수를 자제하고 신용장대출 등 정상적인 거래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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