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치즈·소시지 등 서양요리 재료는 이태원·남대문상가/중국음식은 북창동서해외 여행이 자유화되고 외국 생활 경험자가 많아지면서 외국 음식을 가정에서 직접 해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가정에서 외국 요리를 해 먹자고 하면 재료를 어디서 구해야 할 지 난감할 때가 많다. 요즘엔 백화점이나 집근처 대형 슈퍼에서도 기본적인 서양요리 재료와 대중적인 소스류를 구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맛본 현지 음식 맛을 내기가 힘들다. 또 흔하게 먹는 요리에 사용되는 식품이 아니면 재료 구하기도 어렵다.
서양음식재료를 다양하게 갖춘 상점으로 유명한 곳은 서울 이태원동의 「젤 델리카트슨」(02―797―6846). 독일에서 15년동안 생활한 주인 이제춘(45)씨가 92년 문을 연 식품점이다.
시중에서 구입하기 힘든 재료들을 주로 갖추고 있어 외국인들에게는 아주 유명해 지방에서도 찾아올 정도다.
이씨는 『영국 미국 등에는 중국 일본 한국 요리 재료를 구할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동서양의 다양한 음식문화가 아직 덜 알려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말한다. 고객중 외국인이 70%이지만 최근에는 외국에서 살다온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는 것.
이탈리아 프랑스 요리에 많이 쓰이는 건조 향신료가 50여가지, 서양 요리의 감초인 치즈는 10여가지가 있다. 일반 백화점에서 구하기 힘든 이태리산 모차렐라 파머 치즈, 스위스치즈인 그뤼예 에멘탈 아펜젤러치즈, 영국산 블루치즈 등을 구비하고 있다. 200g에 2,600∼6,000원이다.
돼지간으로 만드는 소시지인 리버부스트, 거위간으로 만드는 소시지인 프라그라도 찾을 수 있다.
스파게티 재료인 국수도 모양에 따라 10여 종류가 있는데 500g에 900∼4,000원정도면 살 수 있다. 굴소스와 같이 국내산이라도 서양 요리에 많이 쓰이는 것은 갖추고 있다. 이 집의 자랑은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독일 호주 칠레 등에서 수입한 500여가지의 와인으로 3,900∼10만원대. 휴무일은 없고 상오 10∼하오 7시반까지 문을 연다.
이외에도 서양요리 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서울 한남동 한남체인(02―702―3313), 남대문시장 꽃상가 지하가 있다. 청계천 방산시장에는 제과제빵 재료를 많이 취급하는 용천상회(02-272-5047), 쿠키틀 피자팬 등 기구를 파는 대우공업사(02―267―2843)가 있다.
중국요리 재료상이 모여 있는 곳은 프라자호텔 뒤쪽에서 남대문 시장으로 가는 골목인 북창동.
동일상회 만승상회 등 4곳의 중국음식 재료상이 있다. 이곳에 터를 잡은 지 20여년 된 동일상회(02-755-5557) 유수송(52)씨는 『이곳에 오면 맛있고 질좋은 제품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냉동 딤섬 꽃빵 물만두나 굴소스, 탕수육 녹말가루, 춘장, 버섯류, 후식용 열대과일 통조림 등을 구할 수 있다.
유씨는 『중국음식점 주인들이 주고객이지만 요새는 주부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한다. 연중무휴이고 상오 6∼하오 7시까지 문을 연다.
일식재료 식품점으로는 남대문시장에 있는 남강식품(02―755―7481)이 있다.
이탈리아 요리만들기를 좋아하는 주부 최미경(35·서울 용산구 한남동)씨는 『외국음식재료를 파는 식품점에서는 이색적인 음식 재료를 구할 수 있는데다 생소한 재료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어 식품점을 찾는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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