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8세기 조선인물지/영·정조시대를 수놓은 180명의 행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8세기 조선인물지/영·정조시대를 수놓은 180명의 행적

입력
1997.08.23 00:00
0 0

◎이규상의 ‘병세재언록’ 국역 출간/박지원·최천약 등 천재·기인 면면 소개『박지원의 글은 재기가 넘치고 수사와 착상이 뛰어나 한번 붓을 들면 잠깐 사이에 천여 행이 도도하게 흘러나왔다. 「허생전」과 「열하일기」는 왕왕 사람의 턱이 빠지도록 웃게 만든다. 열하일기는… 글을 아주 거침없이 휘갈겨 자못 연의소설의 구기를 지니고 있어 서울 도성에서 회자되었다』(111쪽)

박지원을 비롯해 조선의 황금기인 영·정조 시대를 수놓은 인물 180여명에 관해 평한 「18세기 조선 인물지」가 나왔다. 이 책은 평생을 벼슬하지 않고 학문과 시문에 전념했던 이규상(1727∼1799)의 「병세재언록(동시대의 빼어난 인물에 대한 기록)」을 성균관대 임형택 교수 등 민족문학사연구소 한문분과에서 우리말로 옮긴 것. 「병세재언록」은 학자 시인 정치가 화가 귀화인 등 다양한 인물의 행적을 통해 당대의 이모저모를 소묘한다. 특히 영조 때 최초로 자명종을 만든 조각가 최천약 같은 천재나 기인에 대한 소개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스무살 무렵에 서울에 올라와 오갈 데가 없어 어느 약국에서 쉬고 있었는데 약국 사람이 마침 좀 먹은 천궁(미나리과 식물)을 버렸다. 무심코 작은 칼을 꺼내 큰 천궁 하나에 산과 꽃, 새를 조각했는데, 천궁 생김새대로 새겨 손이 가는 데 따라 모양이 이루어졌다. 또 다른 천궁에다가는 용 모양을 조각했는데 진짜 용과 다름이 없었다. 그 후로 나무와 돌에 칼을 잡고 새기면 물이 콸콸 흐르듯 이루어졌다. 여러번 사신을 따라가 중국 사람의 솜씨를 보았지만 자기보다 더 나은 솜씨는 보지 못했다 한다』 창작과 비평사 발행, 1만5,000원.<이광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