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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야구의 교훈/김철훈(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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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야구의 교훈/김철훈(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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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꿈인 이곳 고시엔(갑자원)에서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웃음띤 얼굴로 전력을 다해 싸우겠습니다. 남북의 푸른 하늘 끝에서 모인 전국의 친구들을 맞아 탈락한 선수들의 몫까지 합쳐 힘 다할 때까지 뛸 것을 맹세합니다』 일본 고시엔 고교야구대회의 개막식에서 낭독되는 선수 선서다.매년 봄과 여름에 열리는 고시엔 야구대회는 어린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이고 국민들에겐 감동의 축제이다. 전국 4,000여개의 고교야구팀중 49개팀만이 참가할 수 있는 바늘구멍같은 대회, 1924년 창설된 후 수많은 야구 영웅들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의 대회 등, 그 이유를 꼽자면 한이 없다. 하지만 고시엔의 진수는 역시 멋진 운동정신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습득하게 하는 교육적 기능에 있다. 고시엔은 학생들에게 또다른 훌륭한 교실인 것이다.

「감독 선생님들」은 야구 기술보다는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은 정정당당하고 최선을 다해 싸우는 법을 배운다. 심판에 대한 판정시비 등 불미스런 일은 있을 수도 없다. 무엇보다도 기성세대와 사회, 국가가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교실」을 만들어 주려는 의지와 배려가 확고하고 치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합이 끝난뒤 이긴 팀의 교가를 들으며 아쉬운 패배의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 흙주머니에 고시엔의 흙을 퍼담으며 다음 기회를 다짐하는 선수들도 가슴속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을 아로새긴다. 응원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동네사람들, TV를 보는 전국의 국민도 한마음이다.

올해도 고시엔축제가 지난 8일부터 어김없이 개최됐다. 4만 5,000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21일 거행된 폐막식에서 한 원로 야구인이 읽은 격려사의 한부분도 교육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투수들이 위험한 빈 볼을 자주 던졌고 변화구를 많이 구사한 것은 유감입니다. 어린만큼 정직한 직구와 정확한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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