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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촉구한 북 인권개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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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촉구한 북 인권개선(사설)

입력
1997.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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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위산하 「차별방지 및 소수민족보호소위원회」가 21일 북한인권침해행위에 관한 결의안을 의결하고 북한이 유엔인권선언 제13조와 국제인권규약(시민권과 정치권) 12조를 준수하도록 촉구한 것은 그동안 정치적 이유로 기피되던 북한인권문제를 처음으로 국제여론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것이다.북한공산치하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거나 북한을 아는 사람은 북한체제에서는 도무지 인권개념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48년 9월 공산정권이 들어선 뒤 주민들은 군경계선을 넘어갈 때도 당이 발부한 통행증과 양식배급권을 제시해야 했다. 거주이전의 자유나 노동권, 그리고 적법한 절차 없이는 형벌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신체의 자유같은 기본권이 없는 사회가 바로북한이다. 그럼에도 지금껏 북한은 인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된 지상천국이라고 스스로 선전해 왔다. 최근들어 굶어죽을 수 없어 중국국경을 탈출해 나온 주민들을 붙잡아 총살하는 사태를 일으키면서도 북한은 『우리는 인권문제가 없다』고 말해 왔다.

유엔인권헌장 제13조와 시민권 및 정치권에 관한 국제인권규약 제12조는 시민은 누구든 자국내 어디든 이전하고 거주할 권리가 있다는 것과 누구든지 본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로도 임의로 떠날 수 있고 또 본국에 돌아올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지금 북한의 다급한 과제는 주민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하는 것이다. 만일 주민의 거주이전권과 중국국경만이라도 쉽게 들고 날 수 있게 된다면 수만명의 목숨을 당장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현재 유엔기구에 식량구호를 요청하면서도 국경은 밀폐하고 있어 식량의 자유로운 교통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이번 결의안은 또한 북한정부가 스스로 인권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할 것과 유엔관련기구와의 협력을 촉구하면서 세계가 북한에 대해 더 큰 관심은 갖고, 식량난 해소를 위한 더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이번 조처가 넓게는 북한식량 지원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취해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인권소위 결의안의 함축을 깊이 새겨 폐쇄정책을 풀어 주민을 기아로부터 구하고 동시에 한반도평화의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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