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DJ에 화살거두고 ‘기획입북’만 포격/“병역 한숨접고 전열정비 시간벌었다” 자평신한국당은 22일 색깔론 공세의 수위를 현저히 낮췄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사상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대신 국민회의의 기획입북주장과 관련한 수사비협조문제 등 「변방」에만 포격을 가했다.
국민회의가 강삼재 총장 등 세명의 당직자들을 이날 고발한데 대해서도 별 대응을 하지 않았다. 색깔공방이 한차례 고비를 벗어났다고 보고 이해득실을 따지며 「숨고르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신한국당이 이처럼 목소리를 낮춘 데에는 전날 공표된 한 여론조사와 자체 여론조사결과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이들 조사에서 사상공방이 이회창 대표의 지지율 만회, 김총재의 지지도 끌어내리기에 별 효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은 내심 오익제씨 월북사건이 김총재의 아킬레스 건인 사상문제를 부각시켜 이대표의 친여부동표 흡수 및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게 각종 여론조사결과 드러나자 입장선회를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색깔공방이 신한국당에 적잖은 과실을 안겨줬다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우선 이대표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이 언론과 여론의 관심권에서 일시나마 벗어났다. 『외부문제에 대한 총력대응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당의 「전의」를 일깨우고 전열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에서는 『색깔론으로 여론의 관심이 집중돼있는 사이에 이대표가 정치현안에 대한 구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국민회의 “여 공세 여론공감 못얻는다” 판단/조목조목 반박·명예훼손 고발 등 적극 대응
국민회의는 『여권이 오익제씨 월북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이번만은 색깔시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정면돌파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오씨가 당고문을 지낸 관계로 정치적 부담이 없지않지만, 그렇다고 여권이 김대중 총재를 겨냥해 색깔론공세를 펴는 것이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민회의는 『오씨사건에도 불구하고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은 국민들이 여당주장을 신뢰 하지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회의가 22일부터 여권의 주장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국면전환에 본격 착수한 것도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우선 「오씨 기획입북설」과 관련해 안기부로부터 조사협조요청을 받은 정동영 대변인은 자신이 들은 제보내용을 문건으로 정리해 안기부에 전달했다. 국민회의는 오씨가 월북전 총재비서실에 20여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공안당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당간부와 총재비서실 직원전원을 대상으로 사실확인조사를 실시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며 오히려 공안당국에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국민회의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법적 대응을 병행키로 방침을 정하고 여권내부에서 색깔론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 정형근 정세분석위원장 이사철 대변인 등 3인을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다. 국민회의는 안기부와의 정면대결을 자제하면서도 근거없는 색깔론공세는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는 자세이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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