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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각 저생각 뒤척이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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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각 저생각 뒤척이는 여

입력
1997.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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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한달 어제의 용들 “약속이냐… 현실이냐”/이인제의 행로­이 대표와 협력·독자행보 기로에/이한동의 침묵­여야 넘나드는 구상 “무언의 발언”/박찬종의 선택­독자행보 보다 연대가능성 주목/이수성·김덕룡­단합론 견지 판세반전 조력 강구◆이인제의 행로

이인제 경기지사의 선택은 두가지다. 신한국당에 남아 이회창 대표의 대선승리를 돕던지, 아니면 탈당해 독자행보를 모색하는 길이다. 일각에서는 당에 남아있다가 여권의 「대안후보」낙점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말이 흘러 나오고 있으나 이는 실현가능성 자체가 거의 없는 얘기다. 당장 김영삼 대통령이 21일 『정치일정 변경없다』며 「후보교체론」에 쐐기를 박았다. 무엇보다 이대표 스스로가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까지는 후보교체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어쨌든 이지사는 조만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어 있다. 하순봉 대표비서실장이 21일 경기도청으로 이지사를 찾아가 회동일정을 조정한 결과 오는 26일 이지사가 여의도당사를 방문해 이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이지사는 그러나 26일 회동에서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무슨 결론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당개혁안 전달을 위해 다분히 형식적이고 유보적인 태도로 이대표를 만난뒤 좀더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지사의 이같은 자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자세와 이지사의 참신한 이미지가 대조적으로 오버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한동의 침묵

이한동 고문은 말없이 보고만 있다. 돌출적인 행동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회창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도 않고 있다. 뭔가를 궁리하고 있는 중이며 그 구상이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고문은 자신의 정국구상을 마무리하는 시기를 「8월말∼9월초」로 잡고 있다. 8월말, 9월초는 대선구도의 윤곽이 어느정도 가닥을 잡는 시기이자, 이회창 대표가 그리고 있는 대선체제의 골격이 드러나는 때이기도 하다.

이고문은 그 즈음해서 대선구도에서 역할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고문은 한편으로 대선체제의 대표나 선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을지를 주시하며 다른 한편으로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행위를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고문의 침묵은 후자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면서, 이대표가 전자를 선택할 것을 재촉하는 고도의 정치게임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찬종의 선택

박찬종 고문이 한달여 동안의 사색기를 마치고 던진 첫마디는 「후보교체론」이었다. 박고문은 20일 기자들에게 『이회창 대표가 합법적 절차를 거쳐 대선후보에 선출됐지만 당의 양식에 비춰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전국위 등을 열어 재고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대표를 지원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선낙선주자들이 이대표 지원에 한결같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박고문처럼 이회창 후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한 적은 없었다. 박고문의 이러한 태도는 이대표와의 감정적 앙금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고문의 측근들조차 『박고문이 너무 나가는 것 아니냐』고 긴장할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박고문이 독자출마를 강행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지지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때 상당했던 대국민 지지도도 예전같지 않을뿐더러 독자행보를 결행할 만큼의 조직이나 자금력이 탄탄하지가 못하다. 경선과정에서 중도사퇴하긴 했지만 『절대로 탈당만은 않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것도 박고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박고문의 향후행로는 독자행보가 아닌 다른 특정인물과의 연대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박고문은 이인제 지사 보다도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이다.

◆이수성과 김덕룡 협력

이수성 고문과 김덕룡 의원은 일단 이회창 대표를 도와 정권재창출을 이뤄야 한다는 「단합론」을 견지하고 있다. 이고문은 21일 이대표와의 오찬회동에서 『신의를 바탕으로 살아왔다. 이대표를 도와야 한다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경선직후부터 결과에 승복하고 당차원의 단결을 촉구하는 단합론의 선두에 서왔다.

그러나 이고문이나 김의원은 대선에 임하는 이대표의 자세에는 적지않은 불만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고문은 이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도 당 대표이고 후보인만큼 미안한 마음으로 국민을 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의원은 『당내 분열기류를 잠재우고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대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대표의 최근 지지도 하향세를 방치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비관적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판세반전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찾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김의원은 조만간 여의도에 계보사무실을 열고 집단적인 조력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들의 단합론, 역할론에 이대표가 어느정도 화답할지는 미지수나 대선체제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포용해야 한다는게 이고문과 김의원 주변의 요구이자 바람이다.<정진석·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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