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해안일주·성인봉 등정으로 울릉도를 안다고 말하지 말라/수줍은 듯 속살감춘 원시의 처녀림·폭포와 관음쌍굴·사자암 등 기암괴석은 시계 30∼40m 투명한 바닷속과 어울려 동해의 신비를 연다울릉도는 아직도 외지인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격랑과 태풍의 방어막을 치고 있지만 바다와 섬의 풍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울릉도 관광은 흔히 선박해상일주, 해안도로일주, 성인봉 등정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이 세가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울릉도의 제맛을 느끼려면 차나 선박 대신 두 발로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 좋다. 들이는 시간과 노력 만큼 많은 볼거리를 직접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등산코스 하나. 울릉군청 뒤쪽으로 올라가 행남등대에 이르는 길에서는 울릉도의 「속살」을 느낄 수 있다.
사라질 듯, 사라질 듯 나타나는 바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등산로. 해안에 인접한 여러 개의 산봉우리를 넘노라면 골짜기 사이로 탁 트인 바다가 느닷없이 눈 앞에 펼쳐진다. 「쏴」하고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환상적이다. 처녀림에 가까운 대나무숲과 작은 길을 헤쳐나가 도착하는 행남등대에서는 바로 발 앞에 바다가 가슴을 열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기암괴석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걸어서 왕복 두시간 코스로 은밀하고 고적한 분위기가 연인들에게 적격이다. 길을 잃기 쉬워 자세한 설명을 듣고 출발해야 한다.
성인봉은 울릉도의 남성적인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대표적 등산로는 2개. 성인봉 남쪽에서 등반하는 「도동―까끼등―작은등대―돌봉―바람등대―성인봉」 왕복코스가 대표적이다. 왕복 10㎞ 거리로 5시간 가량 걸리며 돌봉 허리쯤의 전망대에서 저동항, 독도, 죽도의 절경을 볼 수 있다.
정상 북쪽으로 넘어가 「알봉―나리분지―천부」로 내려오는 코스도 있는데 도동부터 천부까지 12㎞로 7시간 가량 걸린다. 이 코스를 택하면 나리분지를 만난다. 120만평의 나리분지에서는 사방을 병풍처럼 둘러싼 울릉도 산세의 감상과 함께 분지를 가득 채운 약초천궁의 그윽한 향내에 취해볼 수 있다. 특히 천부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섬목으로 가 죽도를 거쳐 저동항으로 들어오는 배를 타면 울릉도의 산과 바다를 한 번에 구경할 수 있다.
울릉군청 배석오(38) 공보계장은 『최고의 볼거리는 성인봉 주변의 원시림(천연기념물 189호)』이라며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림에는 섬단풍, 섬피나무, 섬말나리 등 자생식물이 우거져 있다』고 말했다.
성인봉을 낀 주사계곡의 봉래폭포는 4∼5단의 다단폭포로, 그 자체도 수려하지만 주사계곡을 오르며 듣는 저동천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봉래폭포 매표소 부근의 풍혈(바위 사이로 지하의 찬 공기가 나오는 곳)앞에 서면 한여름의 무더위를 순식간에 잊는다. 삼나무 숲에 1,500여평 규모로 꾸며진 삼림욕장은 복더위에도 냉기가 돈다.
해안도로일주와 선박해상일주도 빼놓을 수 없다. 해안 일주도로는 39.8㎞. 울릉도 해안을 승용차로 한바퀴 도는 것인데, 이 때 천연기념물 두 곳을 감상할 수 있다. 통구미 마을에 이르면 바위산에 불꽃 모양을 한 울릉도 특유의 향나무서식지(천연기념물 48호 통구미향나무자생지), 또 구암과 태하를 잇는 우회도로를 따라 태하령 정상에 이르면 천연기념물 50호 태하리 솔송·섬잣·너도밤나무군락지가 펼쳐진다.
선상해상일주는 두시간 가량 걸리는데 코끼리가 코를 바다에 담그고 있는 형상을 한 코끼리바위(공암)를 비롯해 죽도, 관음쌍굴, 삼선암, 사자암, 국수산 등 해안과 해상의 기암괴석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해수욕장으로 특별히 개발된 곳은 없으나 울릉읍 사동과 내수전, 서면 남양리가 인기이며, 거의 파도가 없고 물속 시계가 30∼40m나 되는 북쪽 해안은 스쿠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재수가 좋으면 75㎝가 넘는 심해어를 낚을 수 있다.
◎관광코스/명소 다보려면 3박4일 필요
울릉도 관광의 가장 일반적 코스는 3박 일정이다. 3박 일정으로는 대략 6가지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날 철분이 가득한 샘이 있는 약수공원에서 시작해 봉래폭포―선박해상일주―죽도―저동 촛대바위, 둘째날 도동항에서 출발해 대원사―성인봉―나리분지―천부―섬목―도동, 셋째날 도동을 출발해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통구미―남양을 구경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
2박 코스로는 첫째날 도동을 출발해―사동―통구미―남양―태하―천부―나리분지―섬목―저동, 둘째날 선박해안일주를 한 뒤 도동약수공원―봉래폭포―죽도―저동촛대바위를 구경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1박 코스도 있다. 가능한 모든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데, 약수공원에서 출발해 봉래폭포―내수전 약수터―내수전 해수욕장―저동 촛대바위―죽도 코스를 권할 수 있다.
관광코스 및 교통편 등의 안내는 울릉군청 문화관광과(0566―790―6393), 여객선터미널(0566―791―0801) 등을 이용하면 된다.
◎가는 길/포항·후포·묵호·속초 등 4곳서 배편
울릉도는 경북 포항, 경북 울진군 후포항, 강원 동해시 묵호항, 강원 속초시 속초항 등 4곳의 항구에서 갈 수 있다. 배편은 성수기(7월말∼8월말)와 비수기로 구분해 달리 운영되므로, 미리 운항계획을 확인해야 한다.
포항은 성수기에는 세번 왕복하는 배편을 운항하며 비수기에는 한 번 왕복 운항한다. 후포항에는 성수기에 1일 2회 왕복하는 배편이 있고 비수기에는 하루 한번 울릉도로 들어가는 배가 뜬다. 묵호·속초항은 성수기의 경우 1일 2왕복하는 배편을 운항하며 비수기에는 하루 한번 울릉도로 가는 배편이 있다.
면적이 73.15㎢에 이르는 울릉도에서는 섬내 교통편도 미리 알아두면 편리하다. 버스는 크게 ▲도동―저동 ▲도동(저동)―봉래폭포 ▲도동―남양―구암 등 세개의 노선을 운행한다. 도동에서 저동까지는 상오 6시50분부터 평균 30분 단위로 20여회, 저동에서 봉래폭포까지는 상오 7시30분부터 10회 운행한다. 또 가장 긴 구간인 도동-남양-구암 노선은 상오 6시30분부터 11회 운행한다.
울릉도에는 32대의 개인택시와 19대의 회사택시(울릉택시)가 운행한다. 요금은 구역별로 받으며 해안도로 일주는 13만원이다. 해안일주도로가 끊기는 섬목-저동 구간은 도선이 하루에 여섯번 운항한다.
숙박시설은 3급 관광호텔(울릉 마리나 관광호텔) 1개, 일반 호텔(울릉비치호텔, 울릉호텔) 2개, 여관 37개, 여인숙 16개가 있다. 성수기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산채비빔밥, 홍합밥, 약소불고기, 오징어불고기, 싱싱한 생선회 등이 나오는 130여군데의 향토음식점이 있다.<울릉도=서사봉 기자>울릉도=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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