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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미로찾기 시작됐다/4자구도 민심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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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미로찾기 시작됐다/4자구도 민심은 어디로

입력
1997.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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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시장 「20%대 파괴력」 주목/기존 여야­지역구도 일대변화조순 서울시장의 대선출마 선언은 대선구도의 「변란」을 의미한다. 조시장의 출마는 외형상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3자구도를 4자구도로 변화시켰으며, 나아가 보다 미묘한 대선변수의 돌출가능성을 잉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3자구도는 DJP연합이 실현될 경우 2자구도로 정리될 수도 있어, 대선국면의 흐름이 비교적 단순한 궤적을 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조시장 출마로 인한 4자구도는 신한국당 이인제 지사, 박찬종 고문 등 또다른 인사의 출마를 촉발시켜 5자, 6자구도를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2자구도로 축약될 수도 있다. 4자구도가 5자구도 이상의 다자구도가 된다면 그 자체가 복잡한 구도이며, 4자구도가 2자구도로 축약된다면 그 과정은 온갖 미묘한 변수들로 뒤엉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조시장의 출마는 「이회창―DJ―JP」의 3자구도에서 성립돼온 가설과 전망들을 뒤흔드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조시장의 지지도가 20% 안팎이라는 사실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조성하고 있다. 20%대의 지지도만으로 조시장의 당선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은 극히 드물지만, 그 수치가 판세를 혼미하게 하고 종국에는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데 이론이 별로 없다.

당장 최근의 여론조사가 「조순변수」의 파괴력을 잘 말해주고 있다. 당초 조시장 출마는 야당표의 잠식으로 이해됐으나, 몇 차례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대표에게 더 큰 타격이 되고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는 막연한 선거통념을 깨뜨렸으며 여야 대선전략의 수정을 강요하고 있다. 한때 조시장 출마에 전전긍긍하던 국민회의가 조바심을 거두었고, 대신 신한국당에 비상이 걸린 것 등이 「조순변수」의 불가측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구도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조시장의 출신지인 강원도가 전통적인 여권지역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으며 영남지역의 흐름도 예사롭지 않다. 야권 우세지역인 서울, 수도권에서도 야당지지표의 일부가 동요하는 징후가 있다. 결국 여권지역의 이탈, 야당성향 표의 동요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이회창 대표, 김대중 총재, 조순 시장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가정이지만, 조시장이 막판에 출마 대신 특정후보의 지지를 택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야말로 조순변수의 위력은 극대화할 수 있다. 그가 현재의 지지를 유지한다면, 단순계산만으로도 「플러스 20%」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조시장 출마로 인한 4자구도는 결과를 예단하지 못하는 미로의 대선국면을 도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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