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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대선후보 스타일 연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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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대선후보 스타일 연구:5)

입력
199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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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약속 지켜라/부담 안주려 간섭 자제/가슴속 표시안나는 부정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는 청주중 재학시절 가출을 한 적이 있었다. 수학시험 성적이 나쁘게 나온데 대한 자괴감 때문이었는데, 부인 한인옥씨는 『아버지(이홍규옹)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한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대표는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자녀(2남1녀)교육에 간섭하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일단 「훈육의 회초리」를 들면 엄격하고 따끔하게 하되, 평소에는 자녀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것이다.

이대표는 두 아들이 병역문제와 관련, 『적법여부를 떠나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에도 오히려 정치인의 아들이기에 겪어야 하는 고통을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 이대표는 『군대에 못갔다 왔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지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두 아들에게 말하면서도, 자식들의 인생을 제약하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 한씨는 소개했다.

타인에 대한 호·불호를 직정적으로 드러내는 법이 별로 없는 이대표의 성격은 자녀 키우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 놓고 표시하기 보다는 가슴에 담아두는 스타일이다. 자식들이 한창 자랄 때 하루저녁에도 몇번씩 방을 둘러보고 이불을 덮어주면서도 정작 부인이 이런저런 걱정을 하면 『그렇게도 안심이 안되느냐』고 나무랐다는 것이다.

이대표가 자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직과 신의다. 가훈을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인만큼 남을 존중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라는 당부도 그가 자녀들에게 주는 세상살이의 대원칙이다.<홍희곤 기자>

◎김대중 후보/양심 지켜라/스스로 문제해결 강조/옥중편지 등 자상한 면도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인간적 풍모는 가정교육에서 한층 돋보인다. 오랜 정치활동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에게는 공부하는 방법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는 자상한 아버지이다. 홍일 홍업 홍걸씨 등 3형제를 둔 김총재는 일찌감치 몇가지 가훈을 정해 가정교육의 원칙으로 삼았다. 장남 홍일씨에 따르면 김총재는 양심에 충실할 것,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할 것, 자기운명은 자기가 개척할 것, 부자가 되지도 말고 가난한 자도 되지말 것 등 네가지 가훈을 수시로 환기시키고 있다.

가장으로서 김총재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사례중 한가지. 5공출범당시 신군부세력에 의해 투옥된 김총재는 사형선고까지 내려진 절박한 상황에서도 3형제에게 편지(옥중서신)를 보내 일상사를 챙겼다. 김총재의 비서였던 남궁진 의원은 『김총재는 자애로운 아버지이면서도 자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교육시켰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일주일에 한번씩은 전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원칙」을 정해 이를 실천해 오고 있다. 야당생활을 하며 가족들을 고생시킨데 대한 보상의 성격도 있지만, 정치못지않게 가정의 화목을 중시하는 김총재의 인간적 측면을 말해주고 있다. 15대 총선때 목포에서 금배지를 단 홍일씨는 『(아버지는) 자식들에게는 마음이 약한 편』이라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일요일 점심을 가족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에서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점도 가족들에게 강조한다. 또 집안의 대소사를 부인 이희호씨에게 맡겨 개방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장현규 기자>

◎김종필 후보/최선 다하라/자녀들 의사 최대 존중/결과에 대해선 책임부여

김종필 총재가 가정을 다스리는 제1의 원칙은 「자유·민주」이다. 공교롭게도 「자민련」이란 당명과 일맥상통한다.

김총재는 자녀들을 야단치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무엇 무엇을 하지마라』는 네거티브식 접근 보다는 『하고 싶으면 요것만 빼고 뭐든지 하라』는 포지티브식 접근을 선호한다. 다만 어떤 경우든 일단 선택을 했으면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혼자서 해보되 어려움에 부딪치면 도움을 청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는다. 김총재는 무엇보다 자녀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 김총재 자녀들은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가 더 무섭고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딸 예리씨는 『아버지는 항상 바쁘시니까 과연 우리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자주 품어 왔는데 우리들 일에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고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예리씨가 이화여대에 입학했을때 김총재가 보낸 「아버지가 딸에게」란 장문의 편지에는 이같은 부정이 곳곳에 스며있다.

김총재의 가훈은 『거짓말 하지마라. 항상 진실돼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거짓말과 관련, 외아들 진씨에겐 평생 잊지 못하는 일화가 한가지 있다. 진씨가 네살쯤 됐을 때 공놀이를 하다 응접실 유리창을 깨놓고도 계속 아니라고 부인하자 김총재는 아들을 몇차례 때렸다. 김총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어본 「사랑의 매」였다. 예리씨는 김총재에 대해 「아버지」로서 점수를 준다면 「2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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