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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단비속 발파 일제환호/북 경수로 착공­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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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단비속 발파 일제환호/북 경수로 착공­이모저모

입력
199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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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 “남서 돈 많이 내는 것 안다”/식량 추가지원은 잘 모르는듯/북 언론도 열띤 취재경쟁 가세/2시간 리셉션 시종 화기애애○…19일 하오 금호지구에서 열린 경수로 착공식은 심한 가뭄 끝에 모처럼 가랑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신 가운데 진행됐으며 대표단 연설에 이은 발파식에 이르러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스티븐 보스워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총장단 3명과 한·미·일 대표 3명, 이종훈 한국전력 사장과 허종 외교부 순회대사 등 북한측 대표 3명 등 모두 10명이 연단옆에 준비된 발파대에서 동시에 발파스위치를 누르자 원자로가 들어설 어인봉 정상에서는 폭발음과 함께 오색의 화약 연기가 솟아올랐다. 뒤이어 30여발의 축포가 신포 하늘에 울려퍼지자 참석자 3백여명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착공식은 개식선언, KEDO 및 각국 대표 연설, 기념발파, 사업설명, 현장순시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KEDO 대표단 81명을 비롯한 2백여명의 참석자들은 성공적인 역사를 기원했다. 착공식장에서 대표들은 우여곡절 끝에 맺은 결실이어서인지 감회에 젖은 듯 엄숙하고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보스워스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착공식은 이제 시작임을 의미한다』며 『경수로 완공까지 숱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상호애정과 협력으로 극복하자』고 강조하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북한측에서는 허종 순회대사, 이제선 원자력총국 총국장, 김병기 경수로대상사업국장 등이 착공식에 참석했으며 허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조미 제네바 기본합의서와 경수로 제공협정이 이제 실질적인 이행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북한도 고도의 인내력을 발휘해 핵동결을 완전무결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허대사는 경수로 사업과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북·미관계 틀속에서만 경수로 부지공사 착공의 의미를 찾는 듯한 말을 거듭 밝혀 눈길을 끌었다. 허대사는 현장순시에는 참석지 않고 승용차편으로 착공식장을 떠났다.

반면 한국의 장선섭 경수로기획단장은 『남과 북의 건설인력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오랫동안 같이 일한 전례는 분단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경수로 사업이 남북관계에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KEDO대표단은 착공식후 하오 6시부터 2시간여동안 기술인력 숙소인 「게스트 하우스」근처의 평양 옥류관 금호지구 분점에서 허종대사 등 북측 대표단을 초청, 리셉션을 개최했다. 리셉션은 경수로 기획단 관계자가 『김일성 배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남북한 사람을 구분할 수 없었다』고 만족해할 만큼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됐다.

○…북한측의 중앙방송, 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언론매체는 입북한 한국 및 외국기자단과 함께 취재경쟁에 나서 경수로사업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북한측은 경수로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수로사업대상국의 요원들을 대거 착공식행사에 투입해 남쪽 대표단을 비롯한 행사 참석자 대부분의 불편이 없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앞서 KEDO대표단이 착공식장에 마련된 오찬장에 도착하자 허종 대사 등 북측 대표들이 반갑게 이들을 맞으며 오찬장으로 안내했다.

첫대면한 장단장과 허대사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교환했으며 장단장은 『앞으로 공사가 본격화하면 자주 신포를 방문, 우리 기술자들이 작업하는 것을 보고 허대사와 이총국장도 자주 뵙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스워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4월 방북때 없던 이 식당이 생기는 등 신포지역의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찬은 당초 계획에 없었으나 KEDO측이 저녁 리셉션을 준비하자 이에 답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듯했다.

○…KEDO 대표단과 취재진 등을 태운 한나라호는 이날 상오 7시10분께 신포 앞바다의 도선지점(PILOT STATION)에 도착하자 KEDO·북한간 사전합의에 따라 선미에 게양된 태극기를 하강했다. 상오 7시50분께 도선지점에서 인공기를 게양한 북측 선박 「0―수―3963」호의 선장과 검역의사 2명, 세관원 3명이 한나라호에 승선, 승무원들과 접안절차 및 세관통관 문제를 논의하고 KEDO 대표단 전원에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한나라호는 상오 10시20분께 양화항에 접안했다.

○…양화항과 착공현장간 도로는 전날과 이날 상오 내린 비로 완전 진흙탕 이었고 이곳저곳 깊이 패어 있었다. 한 양화항 세관원은 『경수로사업에 남한이 많은 돈을 내고 있다는 것을 일반주민들도 다 알고 있다』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또 다른 세관원은 『대한적십자사의 대북 지원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듯 당황해하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금호지구(신포)=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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