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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문학적인 영화 ‘닥터 지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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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문학적인 영화 ‘닥터 지바고’

입력
199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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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2000,문인들 대상 앙케트 조사/‘일 포스티노’‘향수’/시적인 영상미로 공동 2위 꼽혀/한국영화로는 ‘서편제’가 압도적우리 문인들은 어떤 영화를 「문학적인 영화」로 생각할까. 한국시문화회관이 발행하는 월간 「문예 2000」 8월호가 「우리 문인들이 뽑은 가장 문학적인 영화」에 대한 앙케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영상매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문학과 영화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는 이즈음 흥미있는 조사다.

개인별로 1∼2편의 영화를 간단한 추천이유와 함께 묻는 앙케트에서 가장 문학적인 영화로 꼽힌 것은 응답자 79명 중 9명이 답한 「닥터 지바고」.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원작의 소설을 데이비드 린 감독이 영화화한 이 작품은 『문자가 주는 상상력을 성공적으로 영상에 옮겼다』 『역사적 배경이 시적 영상, 음악과 잘 어우러졌다』는 칭찬을 받았다.

두번째로 꼽은 영화는 「일 포스티노」와 「향수」(각 6명 추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이탈리아에서 머물렀던 한 때를 소설화한 것을 영화로 만든 「일 포스티노」는 『시의 본질을 영화의 특성으로 잘 나타냈다』 『영화 자체도 시적이다』는 호평.

「향수」는 옛 소련의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시적』이라는 공통된 평을 받았는데 타르코프스키의 다른 작품 「잠입자」, 「솔라리스」를 추천한 김정란 시인은 『타르코프스키는 영상으로 형이상학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보들레르나 랭보의 작업을 필름으로 옮긴 것과 같다』고 격찬하기도 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 「희생」도 많이 추천, 타르코프스키는 우리 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으로 기록될듯하다. 황지우 시인은 『그의 모든 작품은 문학적이고 시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로서는 「서편제」가 4명의 추천을 받아 가장 문학적 영화로 꼽혔다. 소설가 이청준씨의 원작을 영화화한 이 작품을 응답자들은 대부분 『한을 영상미학으로 잘 승화시킨 영화』라고 평했는데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 주인공들이 서로 창을 부르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지 않고 헤어지는 부분이 감동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밖에 한국영화로는 「초록물고기」 「금홍아, 금홍아」 「네 멋대로 해라」 등이 추천됐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서편제」와 같이 4명의 추천을 받았고 앤서니 퀸 주연의 「길」과 역시 흑백영화 「나의 청춘 마리안느」, 최근 개봉된 「잉글리시 페이션트」(각 3명 추천), 「바그다드 카페」 「시네마 천국」 「흐르는 강물처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각 2명 추천) 등도 좋은 문학적인 영화로 꼽혔다.<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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