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9일 캘리포니아의 한 작은 마을에서 크리스티나 코리건이라는 13세 소녀가 숨진채 집에서 발견됐다. 사인은 과도한 체중을 이기지못한 심장마비였다. 159㎝의 키에 체중이 무려 340㎏이나 되어 사체부검을 위해 옮기는데만 6명의 장정이 동원됐었을 정도였으니 이만저만한 비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을사람들의 기억에서조차 거의 잊혀진 이 사건이 최근들어 다시한번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있다.지방검찰이 이 소녀의 어머니 마를렌 코리건을 아동학대죄로 기소한 것이다. 딸의 비만상태가 죽음에 이르도록 어머니가 방치했다는 혐의였다. 크리스티나양이 음식물과 포장지 그리고 오물 등을 뒤집어쓴채 더러운 침대위에 누운채로 숨졌다는 점, 3년전부터는 학교에도 가지못할 정도였는데 아무런 손을 쓰지않았다는 점 등이 아동학대의 증거로 제시됐다. 검찰측은 『어머니가 충분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어머니의 「비만방조」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어머니쪽에서도 할 말은 많다. 7세때 이미 100㎏을 넘어섰을 정도로 병적인 비만체질인 딸이 자꾸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다. 남편도 없이 혼자 직장에 다니며 생계를 꾸려가는 처지에 특수병원에 보낼수도, 따로 딸을 보살펴주는 사람을 구할 수도 없어 『언제가는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내왔다는 것이다.
미국사회는 워낙 아동학대 사례가 많아서인지 경찰이나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는 아동보호라면 호들갑을 떨 정도로 요란하다. 그래서 미국실정에 어두운 한국부모들이 자식에게 회초리를 들었다가 곤욕을 치르는 일도 심심치않게 벌어진다. 앞으로 미 법정에서는 이 사건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질 것이다.
그러나 판결에 관계없이 자식의 과도한 비만을 방치한 것도 아동학대이며, 이같은 행위는 최고 징역 6년의 실형으로 다스려야하는 범죄라고 공권력이 나서는 것을 보면 정말 미국은 「아동의 천국」인 것같다.<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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