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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 구장 세워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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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 구장 세워야(사설)

입력
199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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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19일 2002년 월드컵을 위한 축구전용경기장을 신축하지 않는다는 어이없는 결정을 내렸다. 5조원이란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빚을 내 축구전용구장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지만 월드컵을 유치할 때 서울시가 보여준 열의를 생각하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이것은 서울시민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인 신용의 문제다. 월드컵 유치를 일본과 다툴 때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는 저마다 화려한 청사진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시하고 축구에 대한 열의를 자랑했었다. 현재로는 이것이 유치를 위한 사탕발림이었다는 말밖에 안된다.

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된 후 일본은 경기개최 10개 후보도시를 결정하고 경기장 건설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후보도시 결정은 커녕 이처럼 개막식이 열릴 주경기장 건설문제조차 매듭짓지 못하고 갑론을박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다.

FIFA규정에 따르면 준결승 이상의 경기는 6만석이 넘는 경기장에서 치르게 돼 있다. 서울시는 신축을 하지 않는 대안으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개·보수해 사용하거나 뚝섬에 건설예정인 돔경기장을 제시하고 있지만 자칫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잠실경기장은 축구전용구장이 아니다. 육상트랙 때문에 선수와 관객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선수의 배번조차 식별하기 어렵다. 뚝섬 돔구장은 개인기업이 마련하는 야구장이다. 전세계가 지켜볼 21세기 첫 월드컵 축구의 개막식을 개인기업의 야구장에서 치를 수는 없지 않은가.

결론적으로 서울시는 전용구장을 짓지 않기로한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 정부도 이 문제를 서울시에만 맡길 것이 아니다. 문체부는 월드컵 유치 당시의 열의를 되찾아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용구장 건설에는 3,5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더 이상 망신을 사지 않도록 정부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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