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현대까지 동서양 약의 발전사서양에서는 민물가재가 광견병의 특효약이었다.
우선 청동 프라이팬에 민물가재를 산 채로 볶아 가루로 만든다. 미친개에게 물린 즉시 치료할 경우는 큰 숟갈로 물을 섞어 한 번 바르고 치료가 늦었을 경우는 양을 배로 늘린다.
이 약제의 이름은 「애쉬리온」. 서양 약학의 비조라 할 그리스의 갈렌(130∼201)이 처음 제조한 이후 파스퇴르가 광견병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1,500여년 동안 금과옥조로 신봉됐다. 이 약의 원리는 이렇다. 「광견병은 극심한 건성이어서 일단 걸렸다 하면 물을 무서워하게 된다. 민물가재는 물에서 산다. 따라서 습하기 때문에 건한 질병을 중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의 발원지 서양에서도 이처럼 약은 오랫동안 미신적인 단계를 거쳤다. 그렇다면 동양은 어땠을까. 김신근 서울대 약학대 명예교수와 이동석 와이어스 아시아 한국지사장이 함께 쓴 「약의 역사」는 이런 전문적이지만 흥미로운 질문에 충실히 답하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고대 그리스·로마, 아랍, 근대, 중국 한국 일본과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의 발전사를 방대한 자료를 동원해 묶어냈다. 서울대 출판부 발행, 1만6,0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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