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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경영평가」 유의할 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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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경영평가」 유의할 점(사설)

입력
1997.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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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학들이 「경영평가」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는 보도다. 교육부가 국립대학들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5년동안 서울대·부산대·경북대 등 24개 4년제 국립대에 대해 외부전문기관에 의한 경영평가를 실시, 평가결과에 따라 재정 지원 등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립대학이 설립된 이후 외부기관으로부터 경영평가를 받는 일이 처음이라는 데서도 경영평가가 갖는 의미는 충분하다고 우리는 본다.또 무사안일의 대학경영으로 분발하는 사립대학들에 뒤처지고 있는 국립대학이 태반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국립대학에 가해지는 「메스」는 오히려 때늦었다는 감마저 있다. 이 정부가 들어선 초기에 국립대학 과다론 또는 국립대 불필요론이 제기됐던 것을 상기하면 국립대에 대한 경영평가는 일찍이 예고됐던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평가가 교수 수에 비해 교직원이 지나치게 많다 할 정도로 방만하게 운영되는 국립대학의 인사관리를 비롯, 백화점식의 학과나 개설·운영하면서 우수고교생 유치경쟁에서 사학보다 우위를 유지한다고 자족하면서 나태와 안일에 탐닉하는 일부 국립대학의 잘못된 경영행태에 일대 경종을 울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자면 평가의 기준이 시설과 재정운영, 교수들의 연구와 사회참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방만한 인사관리로 대학재정이 파행집행되는 측면까지 캐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번 경영평가에서 특별히 유념할 대목은 국립대학의 설립목적에 합당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않고 사립대학에서처럼 수지타산에 만 초점을 맞춰 경영평가를 한다면 그것은 오히혀 국립대학의 존재의미를 파기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국립대학을 설립해 운영하는 1차적 목적은 경제·지리적 이유 때문에 불리한 처지에 있는 우수한 인재들에게 교육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자는 데 있는 것이다. 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데도 수지 타산이 맞지 않지만 그래도 국가 경영을 위해서는 꼭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인력을 길러내야 하는 특수한 기능과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 국립대학의 위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 착수되는 국립대학에 대한 경영평가는 사립대학의 경우처럼 경영 측면보다는 설립목적이 서로 다른 각각의 국립대학이 부여받은 기능과 사명에 얼마나 충실했느냐는 것이 평가의 1차적인 척도가 돼야 할 것으로 본다.

한편으로는 이번 경영평가를 계기로 국립대학에 대한 정부예산을 대폭 늘리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24개 국립대학에 대한 금년도 교육부예산 1조172억원은 일본의 국립대학인 도쿄대학의 예산에도 훨씬 못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가후에도 내실이 따르지 못한다면 그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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