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외국어학원·대형서점 목 좋은편/가게임대·인테리어에 1억2,000만원 투자/월매출 1,500만원의 40%정도가 순익한여름 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면 저녁 술 생각이 더 나는 법이다. 맥주는 여름철을 성수기로 생각하지만 한여름 동안에는 사실 더위에 지쳐 술을 입에 댈 생각이 덜 나 초여름이나 요즘 같은 늦여름 무렵이 제철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종로서적 뒷편에 자리잡고 있는 「카스&락」관철점(02―732―0300) 주인 배종욱(36)씨는 그 자리에서 93년부터 카페를 운영했다. 커피와 음료,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를 파는 전형적인 카페에서 맥주전문점으로 전업한 것은 지난해 12월. 요즘은 카페도 새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생겨나는 곳이 많아 옛날 인테리어나 분위기로는 장사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데다 실제로 전업 직전에는 카페 개점 초보다 매출이 30∼40% 줄어드는 등 경영이 좋지 않았다.
간단한 음료를 곁들여 맥주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를 열어보자고 마음은 정했지만 종류가 수도 없이 많아 어떤 곳을 알아봐야 할 지 망설여졌다. 배사장은 『카스&락은 인테리어 비용이 다른 체인 브랜드의 70% 정도인 평당 142만원 정도였던 점이 선뜻 내키게 했다』고 말했다.
실평수 30평 규모의 실내를 본사(02―516―1717)의 인테리어 방식에 따라 이른바 「웨스턴풍」이라는 미국 서부개척시대 모양으로 꾸몄다. 폭이 좁고 긴 판자를 잇대어 붙여 벽면과 천정을 투박해 보이도록 만들고, 카우보이를 비롯해 70년대 이전 미국 연예인들과 풍물 사진을 붙였다.
『흔한 호프집과는 달리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배씨는 『액세서리와 탁자 의자 등은 본사의 틀에 맞추지 않고 고급스럽고 편한 스타일로 따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비용은 모두 7,500만원이 들었고 건물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을 내고 있다.
이 가게는 일단 목이 좋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주변에 외국어 학원이 있고, 종로서적 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과 코아아트홀 극장이 있는데다 시내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이 매일 쏟아질듯 몰려드니 이만한 상권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학원이 많은 탓에 요즘같은 방학이 성수기고 그 중에서도 토요일에 손님이 가장 많다. 토요일은 하루 180명정도, 평일에는 120∼130명 정도 찾는데 대학생들이 60%, 직장인이 40%를 차지한다.
맥주전문점은 가게가 어디에 자리를 잡았는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매출을 한가지로 말하기는 어렵다. 카스&락 본사에서는 가게 임대비용을 포함해 창업비용으로 1억2,000만원 정도를 투자하면 월 매출이 1,500만원 쯤 나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서 술공급비용, 음식재료비, 인건비, 각종 공과금, 건물 임대료 등을 뺀 순이익은 매출의 40% 수준이다.
배씨는 『맥주전문점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은 첫째가 어느 곳에다 가게를 여느냐는 위치선정이고 둘째가 분위기를 내는 실내 인테리어, 그리고 마지막이 친절한 서비스』라며 『일단은 유동인구가 많고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에 가게를 내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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