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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박람회」 중기 피해 속출/유령이벤트사 참가비만 챙겨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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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박람회」 중기 피해 속출/유령이벤트사 참가비만 챙겨 도주

입력
1997.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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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속인후 개최조차 안해/대금결제 거부에 폭력배 동원불황에다 재벌그룹의 잇단 부도로 도산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제품박람회 주관사에 속아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이 늘고있다. 박람회 사기는 유령 이벤트사를 차려 박람회를 광고, 중소기업들을 모집한 뒤 참가비를 미리 챙겨 달아나는 유형으로 대부분 박람회는 아예 개최되지도 않거나 홍보부족으로 손님이 모이지 않아 손해만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경기 평택시에서 열릴 예정이던 97 전국 우수유망중소기업박람회는 행사가 열리지도 못했다. 주관사인 S이벤트사는 1백여 중소기업들로부터 부스당 70여만원의 참가비만 챙긴뒤 종적을 감췄다. S이벤트사는 평택시내에 현수막과 컬러포스터 등을 다수 게시해 책임지고 손님들을 모으겠다고 속여 참가업체들을 모집했다. 그러나 이벤트사의 말만 믿고 참가비를 냈던 중소 제조업체와 농·수·축산물 가공업체들은 모두 참가비만 떼였다. 피해 중소업체들은 손해를 변제받기 위해 이벤트사를 수소문했으나 허사였다.

지난달 23일부터 1일까지 서울 모백화점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97 TV백화점 우수중소기업진흥박람회도 이틀밖에 열리지 못했다. 주관사인 S사는 박람회 현장 특별생방송이 확정됐으며 뉴스시간에도 행사내용을 보도한다고 선전했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박람회장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자 참가회사들은 참가비를 떼이고 중간에 짐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지난달 26일부터 4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미금동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97 분당알뜰시장 및 중소기업박람회도 마찬가지. 주관사인 Y이벤트사는 30분동안 TV 방송을 하고 전단 50만장을 배포해 손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일부 이벤트사는 유명무실한 박람회에 항의하며 결제를 거부하는 업체에 폭력배를 보내 협박하는 사례까지 있다. I이벤트사가 기획한 박람회에 참가했던 공구류 제조업체의 사장은 『박람회 개최 주관사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참가비를 결제하지 않았더니 폭력배들이 찾아와 협박했다』고 말했다.

박람회 주관사와 참여 중소기업 사이에 체결되는 약정서도 중소기업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돼 있다. D이벤트사가 9∼17일 경기 파주시에서 개최한 97 우수중소기업 아이디어상품박람회의 약정서는 「전시품의 도난 및 훼손에 대해 전적으로 참가업체가 책임진다」 「주최측의 귀책사유가 아닌 특별한 사정으로 전시회가 변경 또는 취소되는 경우의 손실에 대해서는 주최측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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