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말 미국정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코리아게이트에 연루돼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던 민주당출신 전 하원의원 로버트 레게트가 13일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71세.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이던 레게트는 76년 하원의장의 한국출신 여보좌관과 사귀면서 한국 정보요원들에게 기밀을 흘려주었다는 혐의로 FBI의 조사를 받았다. 결국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그는 코리아게이트의 문턱에 걸려 78년 출마를 포기하고 62년부터 시작한 8선의원의 정치경력을 마감했다.
70년대 초반부터 수지 박 톰슨이라는 여보좌관과 사귀어온 그는 박씨가 마련한 파티 등을 통해 한국대사관 인사들과 교분을 쌓았다. 대사관인사들중에 정보요원이 있었다는 것이 당시 FBI의 주장. 그러나 레게트는 『한국인들에게 결코 정보를 흘리지 않았으며 그들로부터 금전이나 어떤 반대급부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었다.
레게트는 코리아게이트 이전부터 복잡한 여성편력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정계진출당시 이미 세 아이의 아버지로 가정을 갖고 있었던 그는 63년부터 의회여비서와 관계를 맺고 두 아이를 낳았다. 그 여비서와 갈라선 뒤 박씨를 만난 레게트는 정계은퇴후인 81년 박씨와 정식으로 결혼했다.
버클리대를 나와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정계에 입문했던 레게트는 환경운동가들과 가깝게 지내며 군비축소 및 베트남전반대를 주장하는 등 의회내에서 진보적 입장을 견지했었다. 정계은퇴후엔 해운산업 로비스트로 활동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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