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연합·이 대표 돕기 추측만 분분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은 경선이후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권이 오익제씨 월북사건으로 들끓어도, 이회창 대표체제가 병역문제라는 외풍에 흔들거려도 그는 입을 다물고 있다.
대신 이고문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명찰, 명소를 두루 들르고 14일에는 강원 용평으로 휴가를 떠나 18일 귀경했다. 『주유천하하는 나그네』라는 측근의원의 비유대로, 외형상 이고문은 당내문제나 정치문제에 한발 떨어진 채 조국순례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고문이 순례나 칩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해서 그의 시선이나 마음마저 정치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당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정치현상들을 지켜보며 뭔가를 구상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고문도 향후거취를 묻는 질문에 『8월말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해 목하 고민중임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그렇다면 그가 고민하는 테마는 무엇일까. 해석이 분분하나, 보수대연합 등 정치적 변동에 승부를 거느냐, 아니면 이회창 후보를 돕느냐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이에대해 한 측근은 『이고문의 선택은 이회창 대표의 선택과 맞물려있다』고 말했다. 이대표가 당내 여러 세력을 대승적으로 끌어안으려는 포용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정치현실상 이고문은 달리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대표가 이고문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통합의 제스처는 총재직 이양시의 대표직 제의다. 그러나 대표 자리는 당내 역학구도상 미묘하게 얽혀 있어 그야말로 불확실한 문제다. 그 결론이 날 때까지는 이고문은 계속 침묵하며 당내문제에 관해 초연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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