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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도 호재?/김경희 여론독자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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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도 호재?/김경희 여론독자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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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 교령을 지낸 오익제씨의 월북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그런데 국민을 충격속으로 몰아넣은 이 사건을 대하는 여야 정치인들의 자세가 사건 자체 못지않게 국민들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이회창 대표 아들들의 병역문제로 수세에 몰려온 신한국당은 『악재 끝의 호재』라며 오씨의 국민회의 당적 보유사실을 들어 김대중 총재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국민회의도 이에 질세라 오씨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평통 자문위원에 위촉된 점을 거론하며 정부가 사상검증을 소홀히했다고 역공을 가하고 있다.

오씨 사건은 궁지에 몰려있는 김정일정권에게 오판의 구실을 줄 수도 있는 위험한 사안이다. 또한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는 남북관계에도 어떤 돌발변수로 작용할지 우려된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이 사건의 실체나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검토하기보다는 오히려 여야 힘겨루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아사태를 대하는 정치권의 자세도 그렇다. 정부는 기아사태가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이나 금융공황 등 심각한 경제위기를 초래할지 모르는데도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 대표가 지난주 돌연 기아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정부지원을 약속하는 등 중재에 나섰다. 야당은 그가 아들들의 병역시비로 국민적 지지도가 바닥을 헤매게 되자 기아사태를 이용하려 한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아사태는 양측이 경영진의 사표제출 등 핵심사안에 대해 딴소리를 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인상이다.

이대표가 「약효」를 노려 섣부르게 기아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선 것도 정략적 제스처 같아 못마땅했지만 그 약효의 실효성여부는 차치하고 무조건 공격에 나선 야당의 자세도 한심했다.

여야는 수단이야 어떻든 일단 정권을 잡고 보자는 태도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문제에까지도 정략적 목적을 앞세우는 그들이 과연 집권 후 하루 아침에 정의롭고 책임있는 대통령과 집권당이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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