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참나리와 꽃분홍색 패랭이꽃, 보라색의 엉겅퀴 등 여름철은 들꽃 세상이다. 봄을 꽃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벚꽃이나 개나리처럼 무리져서 피는 꽃이 많기 때문이고 실제로 가장 다양한 꽃이 피는 때는 여름이다. 특히 산과 들에 자생하는 들꽃이 아름답고 화사하게 피어나는 때가 바로 7, 8월이다.한국야생화연구소 김태정(55) 소장은 『이달부터 10월까지는 여름 들꽃의 씨를 받기가 가장 좋은 때』라면서 『들꽃은 3년만에 싹이 트는 것도 있기 때문에 흔히들 화단에서 키우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지만 땅에 흩뿌려주기만 해도 쉽게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실은 집으로 옮겨오기도 쉽다』고 일러준다. 특히 엉겅퀴 매발톱꽃 말뱅이장구채 기린초 물봉선 초롱꽃 섬초롱 같은 것은 씨를 뿌리면 100% 발아한다. 참나리 경우는 잎과 줄기 사이에 검은 콩처럼 달린 「주아」를 털어서 땅에 뿌려주면 역시 금방 뿌리를 내린다. 다만 이처럼 씨로 옮겨온 것은 이듬해 싹이 나고 그 이듬해에야 꽃이 피기때문에 기다리기가 지루하다.
김소장은 『씨를 뿌려서 꽃 피길 기다리는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싹이 튼 것을 옮겨오면 쉽다』고 말한다. 특히 야생씨앗이 선호하는 고추밭 같은 데에 싹이 터서 자라는 것을 서리가 내린 다음에 흙째 떠서 옮겨다 심으면 이듬해 곧바로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야생화 씨는 여문 것을 채집한 바로 이 무렵에 곧바로 마당이나 화분에 뿌려주어야 한다. 이때 땅을 파서 씨를 심고 흙을 덮어주는 것은 금물. 씨가 썩기 때문이다. 김소장은 『야생화는 완전히 익은 씨를 흩뿌려주는 것이 심는 비결』이라며 『다만 엉겅퀴 고들빼기처럼 날개가 있는 씨만 흙을 위에 살살 뿌려줘 날개를 눌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화분에 뿌리는 것도 마찬가지 요령이지만 겨울이면 화분을 밖에 내놓아 눈과 추위를 맛보게 해야 제대로 뿌리를 내려 생명력을 얻는다고 한다.
접시꽃 같은 토착화된 귀화식물도 8월이 채종의 적기. 씨를 종이(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에 싸두었다가 봄에 뿌리면 된다.
작약은 바로 이달 하순께 포기나누기를 해서 번식을 하면 좋다.<서화숙 기자>서화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