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모니터 되레 일 시장 진출도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부 일제 가전제품들이 국산제품의 기술력에 밀려 판매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에어컨 등 국산 일부제품은 전자제품 왕국이라는 일본에 진출해 성공적인 판매실적을 올리며 도리어 일본시장을 잠식해 들어가는 역수출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소니와 아이와 제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휴대용카세트 시장에서 10년 넘게 부동의 1위 상품이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삼성 LG 대우 등 국내 가전 3사 제품들이 가파른 판매신장을 보이면서 시장점유율에서 일제를 누르기 시작했다.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휴대용카세트는 95년부터 국산이 일본제품을 맹렬히 추격, 지난해에는 국내시장에서 국산과 일제가 시장을 반반 나눴다. 국산제품 판매는 가속이 붙어 올해들어서는 전체 220만대 시장 규모에서 국산제품이 52%를 차지했고 일제가 20%,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생산된 일본제품이 28%를 점유해 근소한 차이로 국산제품의 판매가 일제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코더는 93년까지 일본제품이 전체 국내판매의 50.3%를 차지했으나 삼성과 LG의 기술·디자인력이 높아지면서 94년에는 일제가 39%로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23%대로 추락했다.
한때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주부들의 필수 쇼핑품목이었던 일제 「코끼리밥솥」도 LG와 삼성 대우 등 국내 가전사들이 밥솥 전체를 360도 고루 가열하는 유도가열방식을 이용한 신제품을 개발·판매하면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전자왕국 일본에 도리어 우리제품을 수출해 시장진입에 성공하는 경우도 최근들어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로 일본 에어컨 시장에 진출해 벽걸이형 에어컨 4,000대 판매라는 올해 목표를 벌써 달성했다. 삼성전자도 자체브랜드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모니터와 TV를 일본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는 노트북 PC를 일본시장에 처음 내놓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우수한 제품력 때문에 가전시장에서 외국제품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는 일본시장에서 자국 상표로 에어컨을 판매한 것은 미국 등 구미선진국도 해내지 못한 일』이라며 『에어컨을 징검다리로 삼아 다른 가전제품의 일본 진출도 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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