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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하 피서문화/박상준 전국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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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하 피서문화/박상준 전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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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이면 산과 강, 계곡, 바다가 피서인파로 모두 인산인해를 이루고 대도시의 경우 도시 공동화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피서행태도 고급화했다. 자가용을 이용한 가족단위의 원거리 피서가 대부분이고 호텔 콘도 등 고급숙박시설 이용이 보편적이 됐다.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수준이 아니라 윈드서핑이나 요트 등 고급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적극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피서객들의 질서의식은 여전히 수준이하다. 계곡이나 해변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집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챙겨 먹은 뒤 찌꺼기를 백사장이나 계곡에 함부로 버리는 것도 예사다. 해수욕장 식수대에서 머리를 감거나 몸을 씻는 볼썽 사나운 모습도 흔히 눈에 띈다. 밀리는 차량행렬에서 먼저 빠져 나가려고 교통법규 따위는 아랑곳 없다는 태도이며 지정된 무료주차장은 거리가 멀어 외면한 채 도로변에 불법주차하기가 일쑤다.

우리사회에 과연 공중도덕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계기로 선진국진입 운운하는 게 창피하기까지 하다. 특히 피서지의 쓰레기문제는 심각하다.

전국 유명 해수욕장에서는 연일 산더미처럼 많은 양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와 자치단체들이 이를 처리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해도 지리산 등 국내 유명산에서 헬리콥터로 실어 날라야 할 쓰레기가 얼마나 될 지 자못 궁금하다.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다 못한 일부 자치단체는 조례를 제정해 피서객들로부터 쓰레기 처리비용을 받겠다고 나서는 지경이 됐다.

관광객을 유치하지는 못할 망정 찾아오는 관광객을 내쫓는 처사가 아니냐는 반대의견도 있지만 자치단체의 고육책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남은 알 바 아니고 나만 편하면 그만」이란 이기주의의 부산물이다. 피서행태의 고급화에 걸맞는 고급피서문화가 언제쯤 정착될 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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