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소 제공 정보 실제와 차이”/정부 KAL기 보고서… 미 “62년에 비슷한 사고”【괌=최윤필·윤순환 기자】 대한항공 801편은 괌공항의 착륙안전장치중 하나인 전방위표시기(VOR)와 거리측정기(DME)의 고장, 또는 오작동으로 인해 저고도 비행을 하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정부조사단(단장 함대영 건설교통부 국제항공협력관) 관계자에 따르면 괌공항 이·착륙 경험이 많은 국내외 항공사 조종사들을 면담한 결과 항공기의 방위, 항공기와 지상관제소간 사거리 등을 알려주는 VOR와 DME의 정보가 실제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관련기사 25·26면>관련기사>
이 관계자는 『한 조종사는 괌 공항주변 기상이 악화할 경우 이들 기기가 항공기에 보낸 수치가 실제와 최소 수백m에서 수㎞까지 오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며 『사고항공기가 VHF전파로 VOR와 DME로부터 정보를 받는 과정에서 다른 전파가 끼여들어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에 따라 VOR와 DME가 잘못된 방위·거리 수치를 사고항공기에 전달, 조종사가 정상고도 이하로 착륙고도를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 기기의 오작동 여부를 집중조사키로 했다.
이와 관련, 윌리엄 캐논 전 미연방항공국(FAA) 관제관은 『62년 미군수송기가 대한항공 801편 추락지점과 거의 비슷한 위치에 추락한 적이 있다』며 『조사결과 사고는 관제사가 잘못된 고도정보를 제공, 조종사가 고도계를 잘못 맞춰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캐논씨는 또 『항공기 착륙과정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관제사는 3분내에 구조요청을 해야 하는 것이 규정인만큼 괌공항 관제사는 구조요청 지연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밝혀 대항항공 801편에 대한 관제상태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한편 미 워싱턴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미국측과 공동으로 블랙박스 판독작업을 벌여온 한국측 조사팀은 이날 기초분석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정밀분석을 위해 비행자료기록장치(FDR) 등의 판독자료를 넘겨받아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