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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나진·선봉특구를 가다/김명균 미 크리스천헤럴드 발행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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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나진·선봉특구를 가다/김명균 미 크리스천헤럴드 발행인 방문기

입력
1997.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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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개방물결 ‘놀라움’/보따리 손수레 행렬·수천명 시장인파/“시장경제 전환한듯” 60년대 남한풍경북한이 경제개방의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나진·선봉을 재미교포 김명균 크리스천 헤럴드지 발행인이 최근 방문했다. 81·82년 미국 남가주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 로스앤젤레스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 발행인은 나진·선봉지역에 개방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어 마치 북한이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듯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나진·선봉지역 방문기.<편집자 주>

북한동포를 돕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교민들의 후원으로 옥수수 1,000톤을 전달코자 5월말 북한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감격과는 달리, 이번 나진·선봉지역의 방문은 한마디로 충격 그것이었다. 개방의 물결이 곳곳에서 일렁이고 있었고 생존을 위한 투쟁이 마치 한국의 60년대를 연상케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진거리에는 매일 수천명씩 보따리를 이고 손수레를 끌고가는 아낙네와 노인들, 그 뒤를 따르는 어린이들의 행렬이 분주했다. 3,000∼4,000명의 인파가 모여 각종 토산물을 내놓고 장사를 하고있었다. 호텔이 군데군데 들어서고 노래방도 세군데나 생겼다.

이같은 커다란 변화의 물결은 나진·선봉 특구가 6월1일 모든 행정권한을 평양으로부터 이양받아 독립하고 나서부터 생긴 현상이다. 현재 나진·선봉시에는 중앙의 지원이 전혀 없고 예산도 없다. 이에 따라 시의 전직원이 돈벌이에 나섰고 투자유치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시당국은 시운영자금에 충당키 위해 지난 6월 1일부터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는 청약약수터의 약수물값도 받고있었다. 이 지역의 외국인 숙소는 방 2칸, 위생실, 식당, 복도 모두 합쳐 약 30평 규모로 장기 투숙자에게는 하루 미화 17달러를 받고 있다. 가장 큰 호텔인 나진호텔은 홍콩기업이 조선 대외봉사국과 합작, 운영하고 있다. 8월초 현재 나진선봉지역의 실태는 이렇다.

사회간접자본: 전력은 남아 돌아간다. 5월말 평양을 방문했을 때 밤거리가 어둡고 싸늘했지만 현재 나진의 밤은 전등불에 관한한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점차 공장이 증설되고 인구가 늘어나면 전력은 물론 공업용수도 부족하리라 생각된다. 시당국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수도 전기 도로 통신 등 제반공사에 외국인 및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외국기업 투자실태: 비록 제한적이긴 하나 이같은 개방정책은 점차 남한은 물론 일본이나 홍콩기업들에 큰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실제로 남한기업에 한발 앞서 나진인근의 추진 해수욕장이나 선봉에서 가까운 비파섬 부근에는 일본과 홍콩이 앞다투어 호텔 등 관광개발에 나서고 있다. 동해의 관광명산인 칠보산이나 금강산 개발도 일본이 앞장서고 있다. 현재 외국인투자기업은 전신설비회사를 포함, 호텔건설, 나진 원정간 도로공사 등에서 100여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시당국도 대규모 선봉 비행장건설을 추진중이다.

토지거래: 땅값은 1㎡당 5달러에서 32달러까지 4등급으로 구분돼 거래된다. 땅과 집은 국가 소유이지만 이제는 이용세를 물고 사용해야 한다. 물론 능력이 있으면 살 수도 있다.

임금과 환율: 나진선봉시의 행정 경제위원회 신문수 국장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의 한달 기본노임은 6월이전 180원(달러당 210원)이었지만 지금은 3,000원으로 올랐다. 기존의 쌀배급이 없어지면서 쌀 1㎏에 80∼90원씩 하던 것이 시장 경쟁으로 60원으로 하락했다. 6월1일부터 북한돈, 중국의 인민폐(인민폐당 북한원 환율=1:23원) 미화가 함께 통용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수는 업무차 방문하는 사람을 포함해 평균 1일 300여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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