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국민기업 대처 집권당 도리” 반박여야는 15일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전날 기아 자동차공장을 방문, 기아사태의 「해법」을 제시한 것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이대표가 기아문제를 자신의 위기탈출용으로 이용했다』고 비난한 반면 신한국당은 『집권당대표로서 당연한 역할을 한 것』이라며 맞섰다.
○…신한국당 이해구 정책위의장은 『이대표가 대선을 의식한 정치논리로 기아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의장은 『기아사태에 대한 우리당의 기본입장은 기아가 스스로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하며, 이를 전제로 정부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철저히 경제논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아의 자구노력에는 일부 계열사 정리, 인원감축 등 내부 구조조정 작업이 분명히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이대표의 한 측근은 『야당의 주장은 기아의 표류를 계속 수수방관하고 있으라는 얘기』 라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국민기업이자 경제에 파급효과가 막대한 기아 사태에 대한 적극적 대처는 집권당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반면 당일각에서는 여야간 설전과는 별개로 이대표의 기아사태 중재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당의 공조직인 정책위를 거치지 않고 측근의원을 통해 은밀하게 중재를 추진한 데 대한 「불만」이 그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보고 당방침이 그렇게 정해졌는지 알았다』면서 『완전한 수습의 가닥을 잡기 위해서는 아직도 난관이 숱하게 많은데 너무 단정적으로 발표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신한국당 이대표가 「뒤늦게」 기아사태 해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나선데 대해 적극개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뭔가 떨떠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권은 특히 이대표가 아들의 병역문제로 야기된 수세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기아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시각을 보이면서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대표가 14일 기아공장을 방문, 기아사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제스처를 보인 것은 두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국민적 시선을 돌리기 위한 한건주의』라고 공격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경제분야에 있어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이대표가 기아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면서 『만일 이대표가 이 나라 경제정책을 주무를 경우 우리 경제는 또다시 제2의 한보파동에 휩싸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자민련 이규양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사태해결을 원한다면 기아공장을 방문할 것이 아니라 청와대 및 정부와의 협의를 우선해야 할 것』이라면서 『기아사태를 자신의 선거운동에 이용하려는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몰아 붙였다. 이부대변인은 또 『이대표의 행동은 이대표를 지원하는 모그룹과의 커넥션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몸짓이라는 항간의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유성식·고태성 기자>유성식·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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