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닭·꿩·수박김치 등 210가지 담글줄 알아/“요즘엔 더덕김치가 제철”210가지 김치를 담그는 조리사가 최근 서울 서초구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조리사 경력 36년째인 염오용(54)씨는 인삼 죽순 더덕 톳으로 만든 김치 등 온갖 김치를 만들줄 알아 서초구가 구민을 대상으로 이달초 공모한 「자랑거리 찾기」 행사에서 가장 다양한 김치를 만들 줄 아는 사람으로 선정된 것. 염씨는 서초1동에서 김치공장인 「대림유통」을 운영하고 있다.
염씨가 담글 수 있는 김치중에는 해물김치 무매실김치 당근김치 우엉깍두기 고기쌈무김치 대구알깍두기 가지김치 콩나물김치 닭김치 꿩김치 수박김치 참외김치 케일김치 과일김치 같은 것도 들어있다. 염씨가 자신있어 하는 김치는 해물김치. 염씨는 『소라 낙지 전복을 넙적하게 썰어 배추 속으로 넣는 김치로 해물의 시원한 향이 입맛을 돌게 한다』고 말한다.
전남 보성이 고향인 염씨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60년 상경, 종로 국일관에서 접시닦이로 요리 인생을 시작했다. 김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베트남에서 맹호부대 식탁을 책임지던 68년께. 베트남 고추가 너무 매워 김치 맛이 들지 않아 고민이었다. 염씨는 고추를 삶아 블렌더에 갈아 그 물로 맵지 않고 맛이 잘 든 김치를 만들어냈다. 75년 귀국후 염씨는 광주 전주 춘천등지의 유명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주방 보조로 접시를 닦으면서 김치와 한식요리를 배웠다. 이때 갈고 닦은 음식 솜씨로 91년에 김치 공장까지 차렸다.
염씨는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이 김치 맛의 비결』이라며 『추자도산 멸치젓, 광천 새우젓, 전남 해남과 경북 영양의 고춧가루가 좋은 재료』라고 일러준다. 젓갈은 멸치젓 마늘 생강을 넣고 2∼3시간 푹 끓인 다음 기름을 걷어내고 창호지에 거른다. 이렇게 만든 노란 색의 멸치액젓에 새우젓을 동량으로 섞어쓰면 조미료는 필요없다.
염씨는 요즘 철에 맞는 김치로 더덕김치를 추천한다. 더덕 껍질을 깐 후 칼 등으로 두드려 납작하게 편 다음 그늘에 꾸득꾸득하게 말린다. 멸치액젓 마늘생강 파, 표고버섯 삶은 물, 고춧가루 설탕, 잘게 썬 부추를 섞어 더덕과 버무려 1주일만 상온에 삭히면 된다. 염씨는 『말린 더덕으로 만들어 오래 보관해도 물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노향란 기자>노향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