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지대·바닷가 위치 돌풍 다발/관련예산 7%만 안전부문 투입/관제인력 부족에 검사도 형식적괌공항의 안전시설 결함이 대한항공기 801편 추락사고의 주요 요인으로 밝혀진 가운데 국내 공항의 운항안전시설도 크게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공항들은 대부분 군용으로 개발된 것이어서 입지여건이 열악하고, 안전검사도 형식적으로 시행될 뿐아니라 조종사·관제사들은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공항의 결항건수는 93년 8천4백76건으로 결항률이 3.2%였으나 94년 9천80건, 3.3%, 95년 1만4백62건, 4.5%, 96년 1∼8월 1만1천42건 5.3%로 해마다 늘고 있다.
◆공항시설 미비=민간항공기는 많은 승객이 탑승하는데다 군항공기에 비해 민첩하지 못해 공항의 착륙유도장치의 도움을 받아 계기비행으로 이·착륙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16개 국내 공항 가운데 계기착륙시설(ILS)이 설치돼있는 곳은 김포 제주 김해공항 등 8곳 뿐이며 여수 포항 목포공항은 간이ILS만 설치돼있고 사천 속초 예천 원주공항은 아예 없는 실정이다. 특히 군용공항으로 개발된 12개 지방공항은 노출을 피하기위해 산악지대에 건설된데다 활주로가 짧고 ILS 등 안전착륙시설도 설치돼 있지않다. 취약한 공항시설마저 고장이 잦아 지난해 4건에 이어 올해 1∼8월중에만 6건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 공항의 안전시설이 크게 미흡한 것은 관련 예산이 공항시설 확장에만 지출되고 불과 7%만 안전부문에 쓰이는 등 당국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취약한 입지여건=국내 지방공항은 대부분이 바닷가 강가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어 항공기운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돌풍 측풍 안개 등이 자주 발생한다. 이 때문에 조종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곡예비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93년 아시아나기 사고후 국내 공항의 안전도를 점검한 결과, 제주 김해 목포 여수 울산 속초 등 6개 공항에 「저고도 돌풍경보시설(LLWAS)」을 설치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아직까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공역 포화상태=김포공항의 상공은 취항항공기의 급증으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지방공항의 경우 군항공기와 민항기가 함께 이용, 잠재적 항공사고라 할 수 있는 근접비행(NEAR MISS)이 연 5건가량씩 발생하고 있다.
◆실효성없는 안전검사=항공기 보유대수가 급증함에 따라 항공기에 대한 안전검사 수요도 늘어나고 있으나 정부의 검사관 수가 턱없이 부족, 항공사 직원을 위촉검사원으로 쓰고 있어 실효성있는 검사를 기대하기 힘들다. 더욱이 검사 결과에 대해 비전문가인 항공사 상급자가 결재하도록 돼있어 검사관의 소신있는 검사업무가 미흡한 상태다.
◆관제사·조종사 부족과 업무과중=최근 항공관제량은 해마다 2∼4배 증가하고 있는데 관제사는 30∼40% 증가하는데 불과하다. 이 때문에 관제사 부족현상을 초래, 관제사들이 하루 12시간이상의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기 추락사고의 경우 비록 최저안전고도경보장치(MSAW)가 고장났더라도 공항 관제사가 레이더스코프를 잘 지켜보았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