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서울시장의 대선출마 표명으로 하한정국이 어수선하다. 여야는 그의 출마가 어느쪽 표를 더 잠식할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하느라 분주하다.조시장은 이미 출마의사를 굳히고 조만간 서울시장직을 사퇴한뒤 민주당에 입당, 대선후보로 추대될 예정이다. 이 시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은 당선가능성도 희박한 그가 대선전에 왜 뛰어들려고 하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조시장은 자신만이 국가의 난제를 풀 수 있는 적임자라며 「위기대안론」을 출마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가 돈키호테이든지 아니면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일 것』으로 보고있다. 조시장을 잘아는 사람들은 그가 남의 힘으로 민선시장이 된뒤 어느새 「소영웅주의」에 빠졌다는 혹평도 하고있다. 현재의 여야 대선구도가 어느 누구도 당선이 불투명한 불가측의 상황이라는 현실도 그를 부추긴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그로서는 잘하면 당선권에 들어갈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신한국당과 국민회의후보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어 손해볼 것이 없다는 계산을 했음직하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여권이 지난 「8·5개각」단행에 앞서 그에게 총리직을 제의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는 6개월짜리 시한부 재상자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그를 대선후보로 추대하려는 민주당과 통추세력들의 계산도 그와 맥이닿는 대목이 적지않다. 이들 대다수는 국민회의나 DJ와는 견원지간이다. 때문에 그들중에는 조시장이 대선과정에서 대세를 잡지못하면 여당측과 연대하거나, 막판에 DJ가 우세를 보일경우 국민회의쪽을 밀겠다는 견해로 엇갈려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렇다면 조시장의 속셈은 무엇일까. 그는 내년 5월 지방선거에서 당선가능성이 높은 서울시장 티켓을 확실히 보장받고, 그의 추종세력들은 특정정당과 연대, 당권이나 공동집권의 실리를 노리겠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시장과 주변인사들의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할 지, 망상으로 끝날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나 「산신령」의 대권꿈은 이래저래 석연치않은 구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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