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신임 외무장관에 기용된 카말 하라지(53)는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의 대미 관계 개선을 위한 메신저라고 볼 수 있다.그는 하타미 대통령과 막역한 친구사이로 89년부터 뉴욕 유엔주재 대사를 지내온 미국통이다. 테헤란 남쪽 회교 성지인 쿰의 종교가문에서 출생한 그는 72년 미국으로 유학, 76년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79년까지 미국에서 지냈다. 오랜 미국생활로 영어에 능통한 그는 외무부를 구조적으로 개혁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79년 회교혁명이후 국영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에서 프로그램 담당국장을 지내다가 정치담당 외무차관, 문화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또 89년까지 이란관영통신사인 IRNA사장으로 있으면서 정보 수집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세계 각지에 IRNA 사무소를 증설하는 일을 강력히 추진하기도 했다. 그는 90년 유엔대사시절 레바논에 억류된 서방인질을 석방하도록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외교 관계자들은 그가 「지난 16년간 외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서방에 대한 강경정책의 중추역할을 했던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외무장관을 대신해 이란이 소외된 국제관계에서 벗어나도록 이란 지도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비롯, 회교 강경파 세력이 하라지 신임 외무장관의 개혁에 협조할 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벌써 이날자 이란 「좀후리 회교」신문은 『학생과 유엔대사로서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인물을 미국을 원수로 여기고 있는 우리 이란의 외무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적합치 않다』고 보도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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