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제대국 ‘용틀임’/인도연 5∼7% 고성장·전자 등 첨단산업 박차/파키스탄대대적 경제개혁·외국투자 전면허용독립 50주년을 맞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현 경제좌표는 도약기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50년동안 「가능성의 나라」로만 인식되던 양국은 경제에 관한한 철저한 개혁·개방으로 「가능성을 실현하는 나라」로 평가 받으면서 동남아와 중동을 잇는 「서남아시아 경제권」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인구의 16%를 차지하는 10억의 인구에다 중산층만 2억이 넘는 인도는 91년 단행한 대대적인 경제개혁 이후 매년 5∼7% 의 높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엄청난 구매력을 가진 잠재적 흡인요인에다 외국자본을 유치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맞물린 결과다. 91년까지 전무하다시피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95년 20억달러로 늘었고 올해에는 3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인도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전략산업은 놀랍게도 컴퓨터 우주항공 통신 생물공학 전자 원자력 등 최첨단 선진국형 분야이다. 60년대 원자폭탄을 소유했고, 자체 우주발사대를 갖고 있는 세계에서 몇안되는 나라중 하나, 여기에다 남부 카르나타카주 벵골로르에 위치한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첨단소프트웨어 기지가 첨단을 걷는 인도의 얼굴이다. 연 60%의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6억8,000만달러에서 내년에는 수출액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소프트웨어는 수출시장의 3분의 2가 미국이다. 『인도의 실리콘밸리가 문 닫으면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마비된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
치솟는 물가와 대량실업, 바닥난 외환보유고 등으로 올초 정권이 뒤바뀐 파키스탄은 기술력이나 규모면에서 인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경제개혁은 인도보다 오히려 혁신적이고 과감하다. 거의 전업종에서 외국투자에 대한 정부승인을 없앴고, 과실송금 경영권지분 등에도 규제를 철폐했다. 철도 항만 등 인프라의 민영화에서는 인도보다 앞서가고 있다.
「중동진출의 교두보이자 중앙아시아의 관문」이라는 지정학적 이점은 파키스탄이 갖고 있는 또하나의 중요한 경제적 메리트다. 인접국인 이란 터키 등과 공동설립한 경제협력기구(ECO)는 이슬람시장을 총 관장하고 있다. 이때문에 자동차 발전소 정유 우주항공 등에서 이곳을 거점기지화하려는 선진국들의 경합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매년 예산의 15%와 24%를 각각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양국간 적대관계만 청산한다면 두나라는 2010년까지 약 8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제 개혁·개방못지 않게 적대관계 청산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한국인도관계/양국교역 20억불선… 교민 918명
우리나라와 인도는 62년 뉴델리 한국총영사관 개설에 따라 공식 외교관계를 시작했다. 하지만 양국 관계사는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세기경 가야국의 김수로왕이 인도 아요디야국 공주와 결혼했다는 전설이 있으며, 불교문화 교류를 통해 우리 고대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양국은 73년 인도의 남북한 동시수교로 대사관을 설치한 후 실질관계를 꾸준히 증진해왔다. 89년 유엔총회에서 인도는 비동맹권의 좌장으로 한국의 유엔가입 지지에 나섰으며, 91년에는 남북한 유엔가입결의안을 발의했다.
91년 7월부터 인도가 개혁·개방적 시장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 양국간 경제교류 환경이 본격 조성됐으며, 라마 라오 총리가 방한했던 93년 이래 교역규모는 지난해까지 20억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품은 기계 플라스틱 차량 전기기기 등이며, 사료 광물원료 면류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94년부터는 건설수주도 급격히 증가해 96년 한 해에만 19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민이나 장기거주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인도 방침에 따라 현지 교민은 453가구 918명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96년 2월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 인도를 공식방문했다.
◎한국파키스탄관계/83년 첫 외교관계… 96년후 긴밀
60년대 이래 친중국·친북한 외교정책을 고수했으나, 83년 우리나라와 공식외교관계를 수립했다. 85년 지아 울 하크 대통령이 최초로 방한했으며, 96년 부토 총리의 방한으로 양국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97년 2월 총선으로 재집권한 현 나와즈 샤리프 총리는 90년 1차 집권 때부터 우리나라와 경협을 강조해 파키스탄 최초의 고속도로(이슬라마바드―라호르)건설을 우리업체에 맡겼다. 연간 교역규모는 6억달러 정도에 머물고 있으나, 투자(97년 2월 현재 14건 2,727만달러) 건설(17건 17억9,800만달러) 부문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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