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단일화 명시 합의서 채택 공조 탄력/“10월까지 모든 쟁점 일괄타결” 의견 일치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던 야권의 후보단일화 협상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양당은 14일 12인 협상회의에서 야권후보를 두 김총재중 한 사람으로 한 다는 점을 명시한 합의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이는 양측이 독자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1년 이상 끌어온 야권의 대선공조가 비로소 암중모색의 단계를 지나게 됐음을 의미한다.
조순 서울시장의 출마선언과 여권 「예비주자」의 출마검토 등 정치권의 각세력이 「분열형」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당의 「통합형」추세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그만큼 양당 단일화가 성사됐을 경우의 파괴력은 배가된다고 할 수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또 회의에서 내각제 개헌의 형태와 권력배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협상팀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양측은 이를 통해 5대 5의 권력분점을 원칙으로 대통령 임기문제와 총리 권한, 각료직 배분 등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다. 양당은 이를 통해 공동집권을 어떻게 성사시켜 나가느냐는 문제를 구체화 시킬 예정이다.
논란의 대상이 돼 온 협상방식도 10월 중순 타결을 향해 일괄타결을 지향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양당은 단일후보를 누구로 하느냐는 문제를 마지막에 남겨둔 채 속속 이견을 해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협상의 물꼬가 트임에 따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발길도 바빠졌다. 양당은 13일 각각의 협상대책회의를 가동, 새로운 협상팀의 인선과 권력구조 개편안을 마련하는 등 분주했다.
국민회의 한광옥 부총재는 당무회의에서 『자민련이 타결시한을 연말에서 10월말까지로 앞당긴 뒤 다시 신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또한 후보단일화와 내각제 개헌, 공동집권 구상을 일괄타결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협상진전을 보고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26일 두 김총재의 회동이 성사된 데 대해 고무된 표정이다. 두 김총재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 6월21일 광주에서 국민회의 김인곤 의원의 고희연에 참석한 이후 2개월여만이다. 협상대표를 격려하기 위한 합동 만찬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26일 회동도 상당한 의견접근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단일화에 적극적인 자민련측 분위기는 금석지감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 김용환 부총재 주재로 열린 대통령후보 단일화협상추진위(대단협) 회의는 20여분만에 합의서 초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DJP 단일화」의 효용성에 대해 달라진 자민련측 인식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두 김총재간 회동도 국민회의측 제의를 자민련측이 미루던 끝에 성사됐다.
물론 자민련측의 태도 변화에는 9월4일 안양만안 보선의 공천후유증을 봉합하려는 계산도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회의에서 자민련 이태섭 부총재 등은 합의서에 『안양 만안 보선승리를 위해 양당이 최선을 다한다』는 문구를 삽입하자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이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14일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