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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시장의 대선출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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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시장의 대선출마(사설)

입력
1997.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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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서울시장의 대선출마 표명으로 오는 12월 대통령선거가 치열한 다자경쟁구도로 될 전망이다. 그가 민주당의 총재와 대통령후보 추대를 받아들이기로 한데 대해 각당이 긴장하는 것은 정치색이 없지만 다양한 경륜으로 여야의 표를 잠식할 뿐더러 기존의 선거구도에 새 변수가 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국민들로서는 큰 정당들이 지명한 제한된 후보들 외에 조시장이 출마할 경우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비교할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의견이 있는 듯하다.조시장은 출마의 변으로 오늘의 상황을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적 사회적으로 위기라고 진단하고 이같은 위기는 기성정치인들로서는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로서는 경제 부총리·한은총재 그리고 민선 서울시장의 관록을 내세워 국민통합과 위기극복과 특히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는 것같다.

하기야 헌법상 국민에 의해 참정권이 있다. 조순 시장도 당연히 대선에 나설 권리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법적인 권리와는 달리 과연 국민이 그외 출마를 어떤 눈으로 보는가도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는 95년 6월27일 실시된 본격적인 첫 지방선거에서 수도 서울의 시장으로 당선됐다. 조시장은 당선전후에 「재임중 서울시의 교통환경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 「거대한 부실건축물인 서울시를 바로 잡겠다」고 공약했었다. 그러나 그간 교통과 환경 그리고 부실상황 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몰라도 임기 3년중 2년만에 시장직을 내놓고 대선에 나서는데 대해 시민들로서는 실로 착잡하기만 한 것이다.

물론 서울시보다 더 큰 나라일을 바로 잡고 경영하려는 그의 뜻에 대해 왈가왈부하려는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공직자로서 약속을 지키는 문제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자칫 단체장직을 대선출마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도중하차―출마는 자칫 잘못된 선례를 남겨 놓을 여지가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한다. 아무튼 조시장의 출마 표명은 선거정국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제 조시장의 출마 표명으로 서울시민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모처럼의 민선 서울시정이 흔들리고 혼탁해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지사들이 대선출마에 언제나 나서는 것은 중립적인 공무원제도가 확립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시장은 출마를 표명한 만큼 시장직도 즉각 사퇴하는 것이 도리다. 물론 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인 내달 19일 전에 사퇴할 수는 있지만 그때까지 서울시장실과 시청복도가 정치인과 선거꾼들로 북적대고,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공정한 시정운영 분위기를 흐릴게 분명하다. 즉각 사퇴가 뽑아준 시민에 대한 도리요 공인의 자세이다.

우리나라는 지방자치가 실시됐지만 아직도 정치와 행정을 확연하게 구분 못하고 있는 풍토임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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