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의 대가로 제일 먼저 환경오염에 시달린 나라는 영국이다. 그중 템스강은 19세기 후반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로 오염됐었다. 이 죽음의 강을 살리자는 영국사람들의 노력이 1백40여년만에 결실을 맺어 70년대 중반 이 강에 연어떼가 돌아왔다. ◆유럽대륙을 관류하는 라인강도 마찬가지다. 여러 나라의 생활하수와 산업폐수로 오염된 이 강에서 95년 11월 50여년만에 처음 연어가 잡혔다. 86년 스위스 바젤 인근 화학공장 화재로 농약오염이 심각한 재해를 일으키자 스위스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5개국이 팔 걷고 나서 10년만에 얻은 결실이다. ◆서울 중랑천변을 따라 길게 뚫린 동부간선도로를 달리다 냇가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상념에 젖었다. 독수가 흐르는 죽은 하천의 대명사인 중랑천에서 낚시를 하다니, 정말 고기가 있는 걸까. 교통혼잡으로 멀리 나가기 싫은 사람들이 심심풀이 삼아 하는 강태공 낚시가 아닐까. ◆며칠뒤 신문을 보니 90년대 초까지 수질오염도 70PPM이 넘던 중랑천 물이 지금은 11.4로 향상됐다한다. 그래서 잉어 붕어 미꾸라지 누치 같은 물고기와 소금쟁이까지 서식하고 있단다. 자료뿐이어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도 모래톱에서 먹이를 찾는 해오라기떼까지 봤으니 고기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안양천 탄천같은 한강지류의 수질 개선도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을까. 무엇보다 2천만 수도권 주민 식수원인 팔당호 오염의 주범인 경안천 정화가 시급한 형편이다. 중랑천은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안될 일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