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대표팀 초청경기가 열린 10일 잠실주경기장에 모처럼 7만 대관중이 몰렸다. 한국은 비록 1―2로 역전패했지만 선제골을 넣었고 빠르고 예리한 패스로 경기를 박진감 넘치게 운영, 박수를 받았다.그러나 놀라운 것은 한국의 활기찬 경기보다 7만관중이었다. 분명 이틀전까지만 해도 입장권이 3만장도 팔리지 않아 주최측이 전전긍긍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틀만에 4만여장이 팔렸을까.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나니 수긍이 갔다. 당일 판매표는 2만여매에 불과했지만 주최측이 1만매를 긴급배포했고 속칭 「너구리 표」 1만여매도 풀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겐 예매문화가 부족하다. 빅게임, 특히 축구, 프로야구, 농구에서의 빅이벤트를 앞두고는 표를 예매하기 보다는 불과 하루전 알음알음으로 공짜표를 얻으려는 경우도 많다.
잠실주경기장에 모인 7만 관중 가운데 정상적인 표를 사서 입장한 관중은 60%에 불과하다는게 주최측의 계산이다. 대회시작전 초청권(5,000장)을 남발, 공짜손님을 유도했고 예매율이 부진하자 당황한 주최측이 긴급히 입장권을 대량매입해 또다시 공짜손님을 양산했다. 여기에 전국적인 조직망까지 갖춘 속칭 「너구리 파」의 활약(?)은 부정손님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너구리 파」는 이미 입장한 관중들로부터 반쪽표를 얻어내 이를 싸게 판뒤 자기들만의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거나 바람잡이 등을 통해 반쪽표 손님을 입장시키는 조직이다.
13일 일본 오사카에서도 브라질 대표팀이 평가전을 치렀다. 한국과 거의 비슷하게 입장권 예매를 시작한 일본에서는 매표 개시 1시간만에 매진됐다. 여기에는 남발한 초청권이나 너구리 표, 긴급동원표가 없었다.
2002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한국과 일본이지만 스포츠 예매문화에는 너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얼굴이 후끈 달아오른다.
1958년 에버리 브런디지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이 자신을 찾아온 이상백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함께 실내육상경기장에 가서 4달러짜리 입장권 2매를 산뒤 일반석에 앉아 경기를 관전했다는 일화가 새삼 떠오른다.
「표를 사서 관람합시다. 초청권은 없애버립시다」라고 외치고 싶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