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할머니 손붙잡고 “반갑다” 눈물/집회참가 일 여인 무릎꿇고 사죄도고국방문 열흘째인 훈할머니(73)는 1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2백77차 수요 정기집회에 참석했다.
훈할머니는 낮 12시20분께 도착, 집회중이던 위안부할머니들에게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손을 일일이 붙잡고 『이렇게 만날 줄 몰랐는데 반갑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광복 52주년을 기념, 낮 12시부터 1시간동안 열린 이날 집회에서 정대협은 『일본은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의 민간차원 보상을 철회하고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와 함께 국제법적 배상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집회도중 일본 나고야(명고옥)에 있는 민간단체 「구일본군에 의한 피해자 여성을 지원하는 모임」의 회원 안자이레이코(안서령자·36·여)씨는 훈할머니 얘기를 전해 듣고 무릎을 꿇은 뒤 두손을 모아 일본의 범죄행위를 대신 사죄했다. 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냈다는 레이코씨는 『일본은 피해자인 (위안부)할머니들이 살아있을 때 하루빨리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며 『일본인으로서 여기에 서 있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다』고 눈물을 흘렸다.
훈할머니는 10여분동안 레이코씨를 부둥켜 안고 흐느낀 뒤 『적어도 20∼30년전에 (일본의 사죄가)이루어졌어야 했는데 죽을 때가 얼마남지 않았는데도 일본이 뉘우칠 줄 몰라 화가 난다』고 말했다. 훈할머니는 레이코씨와 헤어진 뒤에도 감정이 북받치는 듯 한동안 울음을 그칠 줄 몰랐다.
훈할머니는 이날 밤 11시 MBC가 8·15특집으로 기획한 「일본군위안부할머니 돕기 모금 생방송」에 나와 일본의 만행에 대해 증언했다. 훈할머니는 15일부터 경남 마산시 합포구 진동면 등 2, 3곳을 둘러보며 고향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위안부할머니 10여명과 정대협 이효재 공동대표, 경실련 유종성 사무총장 등 1백여명이 참가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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