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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발상/채윤희 올 댓 시네마 대표(1000자 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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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발상/채윤희 올 댓 시네마 대표(1000자 춘추)

입력
1997.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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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들은 직접 대중을 상대하기 때문인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는 것 같다.특히 선거 때가 되면 시사토론하려는 기사님들이 의외로 많다. 가끔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분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 때로는 감동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도 어느 기사분의 궤변에 지나지 않는 역설적인 웅변을 꼼짝없이 경청해야만 했다.

『요즘 정치하는 사람들 다 도둑이에요. 대통령되겠다고 나온 사람들, 나라와 민족 걱정말고 지 밥그릇이나 잘 닦으라고 하세요. 우린 그저 박통같은 사람이 다시 나와서 확 틀어잡고 해야지. 문민정부? 아직 멀었어요 우리는…』

자포자기의 역설적 논리인가? 아주 냉소적이고 자기비하의 매우 위험한 생각에 아연할 수 밖에 없었다.

『지방색은요, 대통령되겠다는 X들이 다 조장하고 있어요. 두고 보세요. 대선 임박하면 또 지방색 흔들어대고, 이데올로기 논쟁 불붙일 겁니다. 이럴 바에야 영·호남 갈라서 신라, 백제 만들어 버리는 게 최상책이에요. 고구려는 아직 그냥 있으니까. 박통같은 강력한 독재자가 나와야 하는데…』

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민심이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물론 그 기사님의 열변도 진심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토록 역설적으로 표현했을까? 모순과 궤변은 애증에서 나오는 것일까?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생각과 논리가 팽배(?)하는 이유가 몹시 궁금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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