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드러난 이란 새 내각의 면면에는 온건주의자인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40·50대의 젊고 유능한 테크노크래트들이 대거 발탁돼 미국 등 대 서방관계개선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새 내각에 기존 각료 5명을 유임시키는 등 회교 강경파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흔적도 있지만 핵심 포스트인 외무, 내무, 문화부 장관 등에 친미 성향의 개혁파가 등장,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다.특히 외무장관에 임명된 카말 하라지(53) 유엔주재 대사는 16년동안 이란의 대서방 강경노선을 이끈 전임 아크바르 벨라야티 장관과는 대 서방관이 판이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회교 근본주의를 앞세워 고립노선을 걸어온 이란 외교정책을 과감히 수정할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서방 관측통들은 또 그는 아랍 제국과의 화해 등 이란의 데탕트(긴장완화) 외교를 주창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화부와 내무장관에 각각 임명된 아탈로 라모하레라니와 압돌라 누리도 주목을 끄는 인물들이다. 82년부터 11년간 문화부장관을 역임하면서 사회 전반의 자율성을 강조했던 하타미 대통령은 이들에게 자신이 미완으로 남긴 개혁을 다시 추진케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방 위성방송 수신문제와 여성의 지위향상, 예술과 표현의 자유 등을 다루는 문화부장관에 임명된 라모하레라니는 94년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주장하는 등 개혁의지가 남다르다.
물론 이란 권력의 속성상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영향력이 크지만 새 내각은 하타미 대통령의 온건개혁노선을 뒷받침할 적임자들임에 틀림없다.<박진용 기자>박진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