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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중국인의 의식구조/중국인이 사는 법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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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중국인의 의식구조/중국인이 사는 법을 파헤친다

입력
1997.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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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시그레이브·‘관시’ 등 전통 사회체계 관찰통해 화교들의 생활윤리 심층분석/중국인의 의식구조­이두만·내부인의 눈으로 바라본 자존·신용중시 중국인 심층의식중국인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들인가? 이런 질문에 답한 책 2권이 동시에 나왔다. 미국의 중국전문가 스털링 시그레이브가 쓴 「중국인 이야기―보이지 않는 제국, 화교」(원경주 옮김, 프리미엄북스 발행, 8,500원)는 특히 요즘 중국의 급성장과 더불어 경제적 영향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는 해외 거주 중국인(화교)의 특징을 심도있게 파헤쳤다. 시그레이브는 광둥(광동)성에서 자랐고 5대가 중국에서 살았던 만큼 중국인보다 중국을 더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고 장제스(장개석) 총통의 부인 쑹메이링(송미령) 등 송씨 세 자매 일가의 비리를 파헤친 「송씨왕조」를 쓴 바 있다.

시그레이브는 17세기까지 정치적 탄압을 피해 외국으로 달아난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역사적으로 서술한 뒤 이들이 오늘날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등에서 어떻게 세력을 넓혀가는 지를 흥미롭게 서술한다. 이들의 특징 한가지. 『중국인들의 자금은 「관시(관계·우리 사회의 혈연 지연 학연과 같은 인맥)」라는 독특한 체계를 통해 움직인다. 어떤 일이든지 관시를 통하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 관시는 농경시대에 이웃, 친척, 친구간에 호의적으로 물물교환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중국인들은 어부처럼 결혼, 학교, 클럽, 비밀결사를 매듭으로 삼아 관시라는 그물을 짰다. 혹은 부모로부터 물려받기도 했다. 이처럼 관시는 상속이 가능하고 이전도 된다.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관시 형성은 보장됐으며 이는 공식적인 채널을 우회하는 일종의 담보물이었다. 관시는 고통을 덜어주고 총알도 막아준다. (싱가포르의 실권자) 리콴유(이광요)는 (중국 본토와의 상업적 협조관계를 맺는 데) 「인맥을 쌓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며 앞으로 최소한 20년간은 관시가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396쪽)

그는 책 첫머리에 중국인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열쇠로 「손자병법」의 한 구절을 인용해놓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 너를 감지하지 못하도록 기묘하게 처신하라. 그러면 너는 적의 운명을 다스릴 수 있으리라』

시그레이브가 외국인의 시각에서 중국인을 해부했다면 톈진(천진)외국어학원 이두만 교수의 「중국인의 의식구조」(아세아문화사 발행, 9,000원)는 중국인이 본 자화상이다. 이 교수는 조선족이지만 면면마다 중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배어 있다. 현대 중국인의 겉모습보다는 「조국애」 「자존」 「신용」 「인정체면」 등 뿌리깊은 전통의식에 관한 분석이 돋보인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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