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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누크·훈센/속다른 ‘북경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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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누크·훈센/속다른 ‘북경 만남’

입력
1997.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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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권양위”“정통성 확보 기회” 동상이몽노로돔 시아누크(74) 캄보디아 국왕이 12일 베이징(북경)에 있는 자신의 사저에서 훈 센 제2총리와 웅 후옷 신임 제1총리, 체아 심 국가원수 권한대행과 면담했다. 훈 센 제2총리가 축출된 라나리드공 후임으로 선출한 웅 후옷 제1총리의 인준을 받아 현체제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아누크 국왕을 면담한 것이다.

신병 치료차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에 머물고 있는 시아누크 국왕은 전날 전격적으로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의 「강자(strong man)」인 훈 센과 만나는 자리에서 왕권 양위서를 내놓겠다』고 발표하는 승부수를 띄운바 있다. 양측은 5시간동안 진행된 마라톤 회담후 회담내용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시아누크 국왕의 한 측근은 이날 시아누크가 왕권 양위서를 내놓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시아누크 국왕은 회담전 『불교제전 및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곧 캄보디아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었다. 이는 지난달 5일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훈 센 제2총리 주도의 현 캄보디아체제를 계속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훈 센 제2총리측은 시아누크 국왕의 왕권 양위 의사표시에 대해서는 떨떠름해 하고 있지만 귀국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현체제의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1941년 19세에 즉위한 이래 군부쿠데타로 망명(70년), 국가주석 복귀(75년), 가택연금(75년), 2차 망명(79년), 왕위 복귀(93년)의 파란만장한 역정을 겪어 온 시아누크 국왕이 「양위」 「귀국」이라는 승부수로 현 캄보디아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주목된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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