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관측 설왕설래/현철씨에 불리한 증언 앞다퉈 ‘권력무상’/구체적 답변에 ‘변호인이 당황할 정도’김현철씨 비리사건 3차공판에서 이 사건의 핵심증인인 김덕영 두양그룹 회장과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에 대한 신문이 이뤄져 유리한 증언을 이끌어 내려는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이날 신한종금 송사와 관련해 현직 고위법관과 현철씨가 송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이 담긴 김회장과 장인 양정모 전 국제그룹회장간의 대화 녹취록을 증거자료로 제출, 법원 안팎에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김회장은 처음에는 대화내용을 완강히 부인하다 『장인과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은 다소 과장된 것이거나 진실이 아니다』며 『나도 그때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황당하다』고 법원고위층의 송사개입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녹취록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18일 상오 10시 내용을 검증키로 했다.
○…김덕영씨와 이성호씨가 현철씨에게 불리한 구체적 사실을 증언해 법정은 「끈 떨어진 권력」의 단면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김회장은 신문에서 일부 답변이 오락가락 했으나 신한종금 소송사건 청탁부분은 소송요약본을 전달했다며 현철씨에게 불리한 사실을 솔직히 밝혔다.
이 전사장은 앞서 김회장보다 한층 구체적인 사실을 털어놔 변호인이 당황할 정도였다. 이씨는 검찰이 밝힌 8건의 청탁사실을 한 건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씨는 현철씨에게 준 돈이 현철씨가 맡긴 50억원의 이자조가 아니냐는 변호인 질문에 『언제 돌려달라는 말도 없었고 또 50억원을 현금으로 보관했는데 무슨 이자냐』고 답변해 변호사마저 당황해 했다.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던 현철씨 부인 김정현씨가 남동생과 친지 3, 4명과 함께 이번 공판에도 참석했다. 베이지색 정장차림의 김씨는 남편의 근황에 대해 『건강은 크게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은 상태지만 아직도 장염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증인들의 답변이 현철씨에게 불리하게 진행될 때마다 고개를 숙이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등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철씨측 방청객들은 이 전사장의 증인신문이 끝나고 휴정을 위해 재판부가 퇴정하자 『양심이 있어야지. 돈받을 때는 언제고』라며 이씨를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씨는 현철씨와는 눈도 맞추지 않은 채 검찰과 인사를 나눈 뒤 서둘러 법정을 빠져나갔다.<이영태 기자>이영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