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입당후 3당구도에 도전 ‘3단계 대권구상’/통추 등 세력확대에 난관… 자칫 야 분열책임 소지도조순 서울시장이 대선출마의사를 분명히 하기 시작했다. 조시장은 11일 정책특보인 김상남 서울시의원을 민주당 이기택 전 총재에게 보내 민주당 입당의사를 밝히고 대선후보 추대를 위한 전당대회를 다음달 10, 11일경으로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이날 서울시 간부회의에서 시장직의 중도사퇴의사를 밝혔다.
조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뒤 선거막판까지 여야 「제3세력」의 결집을 통해 몸불리기를 계속한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같은 전략은 대략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우선 그는 대선행보의 출발을 민주당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조시장은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가 추진해온 국민후보 추대위와 민주당 입당 두 카드를 놓고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결국 민주당을 택한 것은 기성정당의 조직·자금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첫단계로 조시장측은 다음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명변경과 지도체제와 관련한 당헌변경 등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요구할 계획이다. 민주당을 모태로 구야권세력의 결집을 시도하기 위한 채비이다.
9월말 10월초에는 통추 등의 우호조직을 흡수하고, 강원·영남권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현재의 3당구도에 정면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또 조시장측은 궁극적으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사퇴유도를 통해 야권단일후보의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측근들은 역으로 10월말까지 김총재가 보다 유력한 대선후보임이 확인될 경우 국민회의측을 지지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조시장의 구상은 오래전부터 정교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난 5월말 국민회의 전당대회 때까지는 조시장의 출마결심이 불투명했다는게 중론이다. 민주당·통추의 확대개편을 통한 세력확대도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 통추측은 11일 이달말로 예정됐던 조시장 추대위 발족식을 무기연기했다. 통추의 김원기 상임대표는 『밖에서 도울 일도 있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민주당 합류를 거부했다. 정통야당의 당명에 집착하고 있는 민주당 당권파가 당의 개편작업에 적극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조순호의 닻은 올려졌지만 그 전도는 초반부터 험난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조시장 출마가 결과에 따라서는 또다른 야권분열의 책임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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