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시설에 관제도 이원화/밤중 스콜까지 잦아 “기피대상”아가냐공항은 조종사들이 취항하기 꺼려하는 「기피 공항」이었다. 민영화후 시설낙후로 고장이 잦은데다 사고가 일어났던 밤시간에 상습적으로 갑작스런 소나기(스콜)가 내려 사고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아가냐공항은 미연방항공국(FAA)과 민간전문업체 바턴(Barton)사가 관제를 맡고 있다. FAA는 공항으로부터 60마일(96㎞)권역내에 들어온 항공기를 공항으로 유도하는 접근관제를 맡고 아가냐공항측은 접근관제권역을 지나 공항으로부터 16㎞권역내 들어온 항공기의 착륙관제를 맡고 있다.
아가냐공항은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항공요지로 연간 6만4천회의 비행기 이착륙이 이뤄지는데도 82년 민영화이후 낙후된 시설이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인력수준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공항의 전 해군 관제사 릭 시걸씨는 『아가냐공항은 몇해전 미 해군 항공기지가 철수할 때 최신 전자장비를 회수해 가 업무를 넘겨받은 지방항공국이 이를 노후한 구형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82년 관제사들의 잦은 파업과 비용절감을 이유로 미국내 6백84개 관제탑중 항공기 이착륙이 드문 1백25개 공항 관제탑에 민간인을 고용하거나 관제업무를 민간에 이양했다.
착륙당시 이 공항의 적정 착륙각도유도장치인 글라이드슬로프가 이미 한달째 고장나있었던 것도 시설낙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아가냐공항 안내정보지에 따르면 『이 공항은 상공 1천2백m아래에 항공기 이착륙이 잦으므로 시계착륙(VFR)을 자제하고 착륙유도장치의 지시에 따라 계기비행을 하라』고 기록돼있다. 그러나 착륙유도장치의 일부인 글라이드슬로프가 장기간 고장나 있어 조종사들은 관제탑의 유도와 육안으로 착륙해야하는 실정이어서 사고위험성은 이미 상존한 상태였다.
사고조사반은 특히 이 공항의 접근관제시설과 착륙관제시설이 이원화해있어 관제업무에 착오가 있었는지에 주목해왔다. 우리측 사고조사단장인 함대영 건설교통부 국제항공협력관도 『통상 국제공항은 두 관제업무를 공항당국이 동시에 맡고 있으며 관제탑의 위층에 접근관제시설이, 아래층에 착륙관제시설이 함께 있어 상호업무협조가 원활히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가냐공항의 경우 접근관제소(FAA 관할)는 아가냐공항으로부터 북동쪽으로 16㎞나 떨어진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 위치, 착륙관제를 맡고있는 아가냐공항측으로의 관제이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않을 가능성이 크다.
시계를 가로막는 스콜이 상습적으로 내리는 공항주변의 악천후속에서 조종사는 관제정보와 자신의 육안에 의지, 착륙해야하는데 관제정보가 잘못 제공됐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게 항공전문가들의 지적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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